[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더 크게, 더 넓게… 덩치 키운 수입 SUV 몰려온다

입력 2020-05-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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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덩치 큰 SUV 인기…소형 SUV도 롱 버전 내놓으며 대응

2015년 유럽에서 확산한 ‘디젤 게이트’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재편을 불러왔다.

동시에 친환경 자동차의 궁극점이었던 전기차 시대도 성큼 도래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서둘러 양산 전기차를 준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고성능차, 나아가 덩치를 키운 픽업트럭과 SUV였다.

▲국제유가 하락은 덩치 큰 SUV의 인기를 부추겼다. 이들은 대배기량 엔진을 바탕으로 사이즈를 더욱 키웠고 고급장비를 아낌없이 담기 시작했다. 사진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50주년 기념모델의 2열 모습. (출처=재규어랜드로버미디어)

◇전기차 확산하자 픽업트럭과 대형 SUV 인기=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곧 화석연료인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 감축을 의미한다.

산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중동을 포함한 산유국은 감산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산유국들이 감산에 실패하면서 국제유가를 더 곤두박질쳤다. 그 사이 원유 수요는 더 크게 줄었다.

여기에 '셰일가스'라는 새로운 에너지까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저유가 시대도 시작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국제유가 변동에 발맞춰 다양한 신차를 내놓는다.

기름값이 오르면 거기에 맞춰 경제적인 소형차를 잇달아 출시한다. 거꾸로 기름값이 내려가면 대배기량 엔진을 얹은 고성능차와 고급차, 픽업트럭 등으로 대응한다.

결국, 친환경 전기차의 확산은 이런 국제유가의 하락을 불러왔고, 동시에 덩치 큰 대형 SUV의 인기를 부추긴 셈이다.

▲레인지로버는 럭셔리 SUV의 정점에 자리한다. 세대를 반복할수록 차 사이즈를 넉넉하게 키웠다. (출처=재규어랜드로버미디어)

◇반세기를 이어온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1970년 처음 등장한 레인지로버는 고급 SUV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반세기 전, ‘고급차=세단’이라는 굴레를 벗어내는 건 커다란 도전이었다.

당시 레인지로버는 특유의 온로드 및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갖추면서도 고급차에 버금가는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가득 채웠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수식어 역시 레인지로버의 명성을 대변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이후 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의 대표 모델답게 세대를 반복할수록 덩치를 키웠다. 자연스레 21세기 고급 대형 SUV의 정점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출시 50주년 기념 모델은 이 시대 랜드로버가 지닌 첨단 기술을 모조리 담았다.

V8 5.0 가솔린 슈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525마력을 낸다. 순발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배기량 6000cc 엔진 수준인 63.8kg‧m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3초면 충분하다. 차체 사이즈별로 스탠더드와 롱 휠베이스(LWB) 버전 두 가지가 나온다.

롱 휠베이스 모델의 뒷좌석은 다리 공간이 무려 1.2m에 달해 어설픈 고급 세단보다 한결 편하고 안락하다. 최고급 ‘SV오토바이오그래피’ 모델은 가격만 3억1467만 원에 달한다.

▲아메리칸 럭셔리의 아이콘인 캐딜락도 SUV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3열 럭셔리 SUV 시장을 겨냥한 XT6. (출처=미디어GM)

◇아메리칸 럭셔리 SUV의 아이콘 캐딜락 XT6=캐딜락은 GM의 고급차 브랜드다. 이 가운데 에스컬레이드를 제외한 SUV 라인업은 XT로 꾸렸다. 그리고 그 정점에 XT6가 자리한다.

2000년대 들어 드빌과 스빌 등을 앞세워 무겁고 둔탁한 이미지를 걷어낸 캐딜락은 GM의 디자인 기술력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했다.

나아가 세련미와 첨단 장비를 아낌없이 쏟아부어 아메리칸 럭셔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XT6는 V6 3.6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8kg‧m를 낸다. 여기에 9단 변속기를 맞물려 육중한 차체를 가볍게 이끈다.

정속주행을 이어가면 연료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6개의 실린더 가운데 2개는 쉰다. 이른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천연 가죽과 고급 원목, 카본 파이버 등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인테리어도 캐딜락 SUV를 대표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최고 안전등급인 ‘2020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도 거머쥐었다. 가격은 단일 트림을 기준으로 8347만 원이다.

▲Q7은 아우디를 대표하는 SUV다. 2000년대 초, 포르쉐와 폭스바겐이 대형 SUV 공동개발에 나섰고, 각각 카이엔과 투아렉을 내세웠다. 아우디 Q7 역시 이들과 일맥한다. (출처=아우디글로벌미디어)

◇포르쉐 카이엔 DNA를 담은 아우디 Q7=

Q7은 아우디 SUV의 정점이다. 2세대로 거듭난 새 모델은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이 자존심처럼 여겨온 V6 TDI 엔진을 얹는다.

고급스럽고 역동적인 디자인은 아우디의 LED 기술로 마무리했다. LED 램프로 자동차의 외관 디자인을 완성하는 기술이다. 빛이 하나의 곡선과 면을 상징하는 셈이다.

아우디를 대표하는 SUV답게 다양한 첨단 장비도 가득하다.

차 외부 및 내부의 공기 퀄리티를 측정하고 시각화된 정보를 통해 공기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프리미엄 에어 패키지’를 갖춰 차량 내부의 공기 질을 보다 깨끗하고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 뉴 아우디 Q7 45 TDI 콰트로 프리미엄’의 가격은 9662만 원이다.

▲폭스바겐 소형 SUV를 대표하는 티구안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차 크기를 키웠다. 차 길이가 215mm 늘어난 티구안 올스페이스. (출처=VW AG 미디어)

◇차 길이 늘인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티구안의 출발은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소형 해치백 골프였다.

골프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갖춘 골프 4모션, 나아가 차 높이를 키워 공간과 거주성을 확대한 골프 플러스 등 다양한 파생 모델로 거듭났다. 동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등장한 차가 1세대 티구안이다.

폭스바겐 SUV의 이름이 모두 알파벳 T로 시작하는 만큼, 티구안 역시 동일한 작명 법칙을 바탕으로 이름을 지었다. 타이거와 이구아나의 합성어다.

새 티구안은 2세대로 거듭나면서 골프의 아우라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인 모델로 성장했다.

소형 SUV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점진적으로 차 크기도 키웠다. 그렇게 등장한 차가 티구안 올스페이스. 티구안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7인승 모델이기도 하다.

기본모델인 티구안보다 차 길이는 무려 215㎜, 휠베이스는 110㎜ 길어졌다.

자연스레 실내는 중형 세단급의 공간을 확보했다. 2열 레그룸 역시 60㎜가 더 늘어나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자랑한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 TDI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50마력을 낸다. 가격은 4827만 원. 기아차 쏘렌토 풀옵션이 4000만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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