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떠나는 美 기업 잡아라”...미·중 갈등 틈새 노리는 인도

입력 2020-05-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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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도 전역에 봉쇄 조치가 시행 중인 가운데 방갈로 도로를 차들이 지나고 있다. 방갈로/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책임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틈을 인도가 파고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4월 한 달 간 1000곳 이상의 미국 기업들과 접촉했다. 코로나19로 미중 관계가 껄끄러워지자 중국의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 중인 미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자국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강국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과도한 중국 제조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데인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탈중국화를 모색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 흐름이 더 가팔라진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책임 관련 중국 때리기에 본격 나서면서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들에 공개적으로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달 중국 중심 공급망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를 두고 인도,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 베트남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세계적인 탈중국화 추세 속에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공급망 지위 확보를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미국의 헬스케어 관련 부품 및 장비 관련 기업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의료기기 제조업체이자 인도에 사무소가 있는 메드트로닉스, 애벗래버러토리와 접촉해 자국 이전을 요청했다.

인도는 이들 기업이 이미 인도에 진출한 상태라 생산기지 이전이 훨씬 쉬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인도가 부지 확보와 저렴한 숙련 노동자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인도는 또 기업들이 가장 걸림돌로 여기는 노동법 개정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요구하는 디지털 거래세 연기 방침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인도가 해외 기업의 자국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충격도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도는 8주간 이어진 전국 봉쇄령으로 무려 1억2200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한 상태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인도로서는 미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절실한 셈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2년까지 제조 부문을 국내총생산(GDP)의 25%로 성장시키겠다고 한 경제 정책 목표도 인도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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