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유가 재현 막자...산유국들, 조기 감산 돌입

입력 2020-04-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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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재현을 막기 위해 산유국들이 분주해졌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가 예정보다 일찍 감산에 돌입했다. 원래 5월 1일부터였으나 4월 셋째 주부터 감산에 들어가 산유량을 기존의 하루 약 1200만 배럴에서 850만 배럴로 낮췄다. 앞서 쿠웨이트, 알제리, 나이지리아도 감산 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지난 23일 칼리드 알파델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현재 시장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산유량 감축을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의 산유량은 2월 기준 하루 평균 약 270만 배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많다.

알제리도 즉시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혔고 나이지리아도 저장 공간 부족으로 5월 1일 이전에 감산을 시작한다고 했다.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플러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원유 수요 급감에 대응해 5월 1일부터 두 달간 하루 평균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감산 규모는 전 세계 공급량의 10%에 이른다. 그러나 글로벌 원유 수요 급감을 상쇄하기 역부족이라는 평가에 유가가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는 등 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주요 산유국을 중심으로 조기 감산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조기 감산 움직임에도 마이너스 유가 재현 가능성은 여전하다. 세계 원유 저장소의 한계가 임박해서다. 미국 해상 원유 저장 공간은 찰대로 찬 상태다. 이에 다급해진 원유 트레이더와 생산자들은 저장을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

이미 바다에 떠 있는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 가운데 4000만 배럴 넘게 수요자를 못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대부분은 텍사스에 있는 아람코 소유 정제시설로 운반되는데 정제소 생산 능력도 67%로 급감한 상황이다. 그리고 수요 고갈로 생산 능력 저하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제소조차 갈 곳이 없어지면 원유 가격은 그야말로 ‘똥값’이 된다는 평가다. 마이너스 재현이 불가피한 것이다.

관건은 남은 저장 공간이 얼마나 빨리 차오르느냐에 있다. 급격한 수요 회복이 없는 한 현재 수준보다 더 빨리 생산을 줄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전례 없는 수요, 일자리, 부의 급감에 직면한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결단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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