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재원조달 놓고 민주ㆍ통합당 이견

입력 2020-04-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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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난지원금 추경 논의 착수…민주 "예산 늘려 전국민 지급"

민주, 전국민 4인가구 80만원안도 검토…통합 "지원금 국채 발행 반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20일 정세균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에 착수했다. 여야 모두 필요성에 공감하고, 선거 과정에서 ‘100% 지급‘을 약속한 만큼 논의에 전향적이다. 다만 지급 대상과 재원조달 방안 등에 이견이 커 합의 과정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공약한 ’전 국민에게 확대 지급’ 방침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7조6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은 소득 하위 70% 이하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토대로 마련됐는데, 이것을 확대해 소득 구분 없이 전체 가구에 지급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약 13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추경 규모를 3~4조 원 증액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국회의 시간’이 시작된다”며 “사실 지원금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 여야가 함께 국민 모두에게 빨리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선거 때 한 약속을 실천할 시간이다. 최단시간에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빠른 지름길을 국회가 열어줘야 한다”며 “4월 안에 추경안 처리를 마치고 5월 초 모든 국민이 지원금을 받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에서 ‘모든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 지급’을 주장한 만큼 반대할 명분도 크지 않다는 기류다. 다만 재원조달 방식 두고는 국채 발행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더라도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정책위의장이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소비여력이 있는 소득 상위 30%까지 지원금을 주는 것은 소비진작 효과도 없고 경제 활력을 살리는 데도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진행될지도 모르는데 국가재정을 대폭 흔드는 방식의, 국채발행을 통한 지원금 지급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설령 국채를 발행한다 하더라도 영세사업자,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기업 지원에 쓰여야 한다는 게 통합당의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는 신속한 지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절충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례로 김성환 대표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서 “고소득층 지원과 재정의 과다함이 문제라면 소득 여력이 있는 층은 지원금 기부 캠페인이나 적극적인 소비 독려를 통해 환류하게 하고, 재정은 정 어려움이 있으면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을 80만 원으로 낮추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합당 내부에서는 총선 당선자 일부가 ‘전 국민 지급 반대’ 방침 자체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후 논의 과정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자기 당이 선거 때 공약한 것을 바로 뒤집는 그분들은 20대 국회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전 국민 지급)을 정쟁거리로 삼으면 응분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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