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V자’ 회복론을 예상했던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주 만에 입장을 바꿔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화상 토론에서 ‘V자 회복’ 기대를 일축했다.
그는 “경기 반등이 빠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아마도 경제활동 재개는 꽤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경제활동은 상당 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를 가동하더라도 코로나19 위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경제가 정상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가 2주 만에 ‘V자’ 회복론을 접고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1930년대 스타일의 전형적인 경제 불황보다는 대형 눈 폭풍에 가깝다”면서 “미국 경제는 매우 가파른 침체가 있겠지만 꽤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었다.
더 나아가 버냉키 의장은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매우 좋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0% 이상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버냉키는 현재 재정 및 통화정책의 위기 대응에 대해 자금의 투입처와 관련한 문제가 있다면서도 “꽤 괜찮다”고 평가했다. 추가 경기부양책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버냉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을 이끌며 경기 회복을 주도한 바 있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의 후임인 재닛 옐런 전 의장도 미국의 2분기 경제에 대해 30%대 역성장을 전망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일 옐런 전 의장은 C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실업률은 아마 12%나 13%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2분기 GDP가 최소 30%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