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달 27일 '유상증자결정'과 관련해 납입일을 오는 7일에서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정정 공시했다.
당초 HDC그룹은 7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4700억 원을 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정정 공시에서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이라는 문구를 넣으면서 유상증자 일정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이같은 공시가 나오면서 관련 업계와 IB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매각 협상이 성사된 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항공업계는 시련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해 영업손실은 3700억 원, 당기순손실은 6700억 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2018년 649.3%에서 지난 해 1386.7%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운향률이 7%대까지 떨어졌지만 인건비와 비행기 리스비는 꾸준히 지출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락하면서 HDC그룹은 시가총액의 3배 이상의 비용을 치르고 인수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6일 종가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시총은 7713억 원에 불과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2조5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HDC그룹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꾸 제기되는 인수포기설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감추지 않고 있다.
HDC그룹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절차 등의 과정을 차질없이 밟아가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 등에 일부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포기 등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초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 날짜를 4월7일까지라고 명시한 공시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국내 공시법 등에서 숫자나 날짜를 명시하게 돼 있어 내 놓은 공시가 이런 소문을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수 절차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건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관련 시장의 공정한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HDC현대산업측에 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