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무제한 유동성 풀은 첫날 5개월만 최대폭 회수 왜?

입력 2020-04-02 16:05수정 2020-04-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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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매입 5.25조 풀고, RP매각 17조 흡수…RP매각 응찰액 70조 육박, 금융위기 후 최대

한국은행이 무제한 유동성 풀기를 한 첫날 5개월만에 최대규모의 자금이 회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돈을 풀고 있지만 자금이 다시 한은으로 돌아오면서 그 효과가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한국은행)
2일 한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은은 9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시중에 5조2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풀었다. 한은은 오늘을 시작으로 6월 말까지 매주 1회씩 91일물 RP매입을 통해 무제한으로 자금을 풀 예정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중에 자금을 직접 풀고 있다. 지난달 20일 시장안정용 국고채 단순매입을 통해 1조5000억 원을 풀었고,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지난달 19일과 24일 각각 14일물 RP매입을 통해 1조 원과 2조5000억 원을 추가로 풀었었다. 지금까지 직접 자금을 푼 규모는 10조2500억 원이다.

반면, 이날 오후 한은은 RP매각을 위한 7일물 RP모집으로 17조 원을 흡수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7일 17조 원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최근 푼 유동성보다 많은 규모다.

특히 응찰금액은 69조3400억 원이나 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9일 RP매각 6일물 모집 당시 응찰금액 79조6500억 원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RP매입을 하고 또 RP매각을 하는 게 이상할 수도 있겠다. 다만 매입과 매각 자금은 같은 돈이 아니다. 매입을 통해 풀리는 자금은 주로 증권사 등 돈이 필요한 쪽으로 나가는 것이고, 매각을 통해 한은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잉여자금이 많은 은행 쪽”이라며 “풀린 자금이 시중에 돌다가 결국 시중은행으로 모인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잉여자금이 많으면 콜 시장에 내놔야 하는데 이 경우 콜금리가 하락하면서 한은 기준금리와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콜 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 같은 자금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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