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감] 원·달러 장중 16.7원 급등, 트럼프 당선일 이래 최대폭

입력 2020-03-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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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팬데믹 선언·트럼프 연설 실망..글로벌주식 폭락+외인 주식매도..추가상승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만에 1200원대로 올라섰다. 장중 변동폭은 17원에 육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대선)에서 당선됐던 2016년 11월9일 이후 2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해 가장 높은 수위인 세계적 대유행을 인정한 소위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한데다, 이날 10시경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기대했던 시장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유럽 이동제한조치를 발표하면서 위기의 심각성만 부각시켰다는게 시장 평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외환당국 경계감도 커질 수 있어 상승 속도는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른쪽은 원달러 장중 흐름 (한국은행, 체크)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3.5원(1.13%) 급등한 12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8일(1213.7원) 이후 최고치다.

1190.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저가였던 가운데 장중 1207.4원까지 올랐다. 장중 상승폭은 16.7원에 달해 2016년 11월9일 장중 변동폭 28.6원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1.4/1191.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2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리스크오프 모드였다. 시작가가 저가였고, 고점부근에서 장이 끝나 시종일관 원·달러는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간밤 WHO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데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실망감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간 이동제한을 발표하면서 되레 심각성만 부각시켰다”며 “코스피가 장중 1800선을 위협받는 등 아시아 주가도 많이 빠졌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9000억원 가까이 팔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가 7위안 가까이 와 있다. 인민은행 개입이 없다면 오를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유럽발 이동제한 조치에 따라 파운드화를 제외한 유로화는 빠지고 달러화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단기 저항선은 1210원과 1215원이 될 것이다. 하단은 1200원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발언에 따른 실망감으로 전반적으로 위험기피 심리가 확산했다. 위안화가 올랐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도 8000억원 넘게 팔았다”며 “높은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변동성이 큰 장이 계속될 것 같다. 하단 지지력은 보일 듯 하고 1210원을 넘어가면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도 있어 상승세는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70엔(0.67%) 하락한 103.76엔을, 유로·달러는 0.0018달러(0.16%) 오른 1.128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58위안(0.22%) 상승한 6.9843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3.94포인트(3.87%) 급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8966억8200만원어치를 매도해 6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856.43포인트(4.41%) 추락한 1만8559.63을,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59.72포인트(2.01%) 내린 2908.80을, 호주증시(ALL ORDS)는 418.40포인트(7.23%) 폭락한 5370.90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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