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2일 통화정책회의 예금금리 인하 전망…연준도 내주 ‘추가 인하’ 저울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세계가 다시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및 재정 당국이 경기 부양 공조를 약속한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공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CB는 12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금리 인하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ECB가 -0.5%인 예금금리를 10bp 더 내리고, 양적완화(QE) 규모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CB가 이번에 중앙은행의 조율된 경기 부양 의지를 다시 확인한다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세계 주요국이 제로(0) 금리를 향해 달리거나 이미 제로금리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다만 정책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ECB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ECB 내부의 이견도 표출된 바 있다.
앞서 연준은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파격 인하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난 ‘0.5%포인트 빅 컷’이자, 예정에 없던 ‘깜짝 인하’였다. 아울러 연준은 지난주 기습 금리 인하에 이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통화 완화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중앙은행의 다급한 행보가 오히려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더 키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연준이 FOMC를 기다리지 않고 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려야 했을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연준이 예정된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실제로 연준의 극약 처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은 달래지지 않았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극심한 불확실성을 노출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2일과 4일 각각 1293.96포인트와 1173.45포인트 치솟았고, 3일과 5일에는 785.91포인트와 969.58포인트 고꾸라졌다.
한편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3일 오전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가진 뒤 공동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G7은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을 말한다. 이날 전화 회의 직후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고, 뒤이어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2015년 중순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는 6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경기 하방 위험을 피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다음 달 9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0.25%포인트만 낮춰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1.00%로 떨어지게 되며, 1%대 초반인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기준금리는 사실상 ‘제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