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80억 원, 영업손실 4274억 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당기순손실은 8377억 원으로 전년보다 327%나 늘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6868만8063주(지분율 31.0%ㆍ구주)를 주당 4700원을 적용해 3228억 원에 인수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신주) 약 2조1772억 원 규모(신주가격 5000원 적용)의 유상증자(3자배정)에도 참여해 올해 4월 30일까지 신주(보통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HDC그룹은 당초 계획대로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절차에 따라 추진하고 있다. 이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지사가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당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마쳤고 심사가 대부분 내달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사항을 고려할 경우 이르면 4월 말쯤 딜 클로징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구주 인수의 경우 계약금 10%와 잔금 90%로 계약이 돼 있는데 계약금 320억 원가량이 지금 지급됐고 나머지 3000억 원에 달하는 잔금은 내달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이후 납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때문에 지금 인수를 포기하는 것은 실익이 많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 항목에 ‘천재지변’ 항목이 들어 있는데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를 이에 적용하는 것은 힘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여기에 인수를 포기할 경우 구주인수를 위한 자금뿐만 아니라 딜의 10%에 달하는 2500억 원가량의 자금 역시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별도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5484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의 딜 무산에 따른 책임론과 배임 우려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디벨로퍼를 추진하는 현대산업개발의 향후 큰 그림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 정몽규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임원 면담을 멈춘 것이 딜 무산을 감안한 것이란 추측에 대해서 HDC측은 “양측의 일정상 잠시 중단된 것은 맞지만 이미 최근 면담을 마무리 했다”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는 추측성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HDC그룹이 이를 진화하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등은 내부적으로 고려 사항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정상적인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