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부진에 코로나19 팬데믹 공포 더욱 커질 듯…월가 투자은행들, 주식·상품 추가 하락 대비에 초점
블랙스완은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을 불러일으키는 이벤트를 뜻한다.
다우와 S&P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주 최근 고점 대비 최소 13% 이상 하락하면서 일제히 조정장에 진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8일 이례적으로 긴급 성명을 발표해 필요하다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시장의 코로나 ‘팬데믹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난달 12일 이후 지금까지 14% 하락해 조정장을 넘어 약세장으로 향하고 있다.
더욱 투자자들을 절망에 빠뜨린 것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2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5.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간기관인 IHS마킷이 2일 발표한 지난달 차이신 중국 제조업 PMI도 40.3으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시장의 한바탕 혼란에 월가 투자은행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바클레이스의 채권 거래 팀은 지난주 후반 만나 주식과 상품의 추가 하락에 어떻게 대비할지 논의했다. 파월 연준 의장이 필요할 경우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힌트를 줬지만 월가 트레이더들의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이들은 고객에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하면서도 그들 스스로 극심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조 아마토 노이버거버만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간마다 또는 분마다 새로운 소식이 쏟아진다면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은 리스크를 감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퇴직연금인 401(k) 트레이딩 활동을 추적하는 올라이트솔루션스는 “지난달 27일 거래량은 평소보다 11.4배 많았다”며 “이처럼 거래량이 11배를 초과한 날은 2008년 이후 2일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현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투자자들의 현금 포지션은 201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