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콜, 수입차가 더 많다

입력 2008-09-25 08:0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벤츠, 포르쉐, 볼보 리콜 많아

올 들어 리콜 조치된 자동차의 대부분이 수입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국토해양부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수입차 브랜드는 올해 리콜 조치에 들어간 자동차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포르쉐, 볼보와 함께 2차례나 리콜 조치에 들어가 리콜이 잦은 차로 지목됐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5월 7종류의 차를 리콜 조치했다. 결함 내용은 전자부품인 트렌지스터 불량으로 와이퍼 및 전조등 등이 작동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해당하는 차는 2007년 10월1일~11월 30일까지 제작되어 수입·판매된 S320 CDI(67대), S350L(39대), S500L(118대), S600(7대)과 2007년 10월 1일~12월 31일까지 제작돼 판매된 CL63 AMG(11대) 등 5종류다.

또한 2006년 5월 1일부터 그해 10월 31일까지 제작된 ML280CDI(236대), S320 CDI(4대) 등 2종류의 차는 크랭크포지션센서(CPS)의 전기 연결부위에 불순물이 침투되어 CPS 오작동으로 출력 저하가 발생하는 결함이 발견돼 리콜 조치됐다.

벤츠는 올해 9월에도 또 한 번의 리콜 조치를 취했다. 이번에 리콜 조치된 차종은 S600(63대), S500(2대, 이상 2005.7.1~2007.3.30 제작), S600(1대), S500(1대, 이상 2000.8.1~2005. 2.28 제작), SL500(2대, 2002.5.1~2006.12.31 제작), CL63AMG(1대, 2006.8.1~07.5.31제작) 등 6종류다.

이번에는 차량 자세를 안전하게 유지시켜 주는 센서의 오작동으로 급커브 등에서 회전 시 차량 자세가 불량해져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결함이 발견됐다.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내세우는 벤츠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비싼 값으로는 벤츠를 능가하는 포르쉐도 두 건의 리콜 조치가 있었다. 지난 1월에는 911 GT3(3대)에서 서스펜션관리 시스템 및 구동력조절 스위치 콘솔의 램프 불량으로 인한 오작동으로 사고 가능성이 지적돼 무상 수리 조치가 이뤄졌다. 또한 지난 3월에는 SUV 카이엔(101대)에서 연료 공급관이 차체와 간섭되어 누유 발생 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결함으로 리콜이 시작됐다.

볼보는 승객석 출입문의 잠금장치가 외부에서 열리지 않아 교통사고 발생 시 승객탈출이 용이하지 않는 결함으로 C70의 리콜이 이뤄졌으며, 후축 륜 허브 볼트 길이가 짧아 차축에서 바퀴가 분리될 수 있는 C30과 소프트웨어 불량으로 측면 및 커튼식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을 수 있는 XC70의 리콜이 진행된 바 있다.

◆리콜 '쉬쉬'하면 문제 더 커져

자동차 리콜제도는 자동차가 자동차안전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발생한 경우 결함사실을 공개하고 공급자가 이를 시정토록 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제도를 말한다.

리콜은 크게 나눠 국토부가 실시하는 강제 리콜과 자율무상수리가 있다. 이 중 자율 무상수리는 안전운행과는 직접관련이 없으나, 소비자의 일반적인 불만을 해소 해주기 위한 것이다.

자율 무상수리는 소유자에게 통지해 시행하는 자율 무상수리와 통지하지 않는 자율 무상수리로 다시 나뉜다. 소유자통지 자율 무상수리는 사전에 공급자가 국토해양부에 원인 및 수리내용을 보고해 자율 무상수리 내용이 안전결함과의 관련여부를 검증한 이후 시행토록하고 있으며, 소유자 통지 없이 시행되는 자율 무상수리는 공급자의 일반보증 수리로서 일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종종 소비자와 메이커간의 분쟁을 일으키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소유자에게 통보 없이 항의하는 고객 위주로 펼치는 '서비스 캠페인'을 선호한다. 이는 리콜 조치에 들어간 차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과, 만만치 않은 리콜 비용을 줄여보자는 계산이 깔린 행동이다.

지난 2004년 벌어진 기아 쏘렌토 리콜 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소비자들은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기아차는 "안전운전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변속기 리맵핑(remapping, 변속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것)을 시행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법적 소송 계획을 발표하고 당시 건교부가 리콜 조사에 착수하자 서비스 캠페인 대신 자발적 리콜로 '급선회'했다.

최근에는 국산차의 품질 향상으로 이러한 사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완성차 5사가 골고루 리콜 조치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국산차 중에는 기아차 봉고3와 타타대우 트럭 44종, 르노삼성 SM5, SM7만 소비자 통지 리콜이 이뤄졌을 뿐 지난해보다 건수가 크게 줄었다.

이는 지난 6월말까지 밝혀진 내용으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리콜 대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일본 미쓰비시는 수년 전 결함을 알고도 숨겼다가 전 세계 소비자들의 호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미쓰비시의 판매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소비자를 우습게 알았다가 큰 코 다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됐다.

최근 문제가 된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 뉴모닝의 사례에서 보듯이, 리콜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소비자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언제든 리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문가들은 국내 車업계가 소비자들의 권익보호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