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공세에 백기...美 메이시스 백화점 125개 매장 폐쇄

입력 2020-02-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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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스와 블루밍데일즈 매장 수 추이. 출처 WSJ

소비 방식의 중심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려온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이시스는 올해 실적이 저조한 30개 매장을 포함해 3년에 걸쳐 125개 점포의 문을 닫을 예정이다. 현재 미국 전역과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운영 중인 870여개 백화점 및 전문 매장 가운데 약 20%를 폐점하는 것이다. 또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2000명도 감원한다는 방침이다.

162년 전통의 메이시스가 기존 사업에 메스를 대는 건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해서다. 지난 1일 마감한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1.5% 하락한 246억 달러(약 29조 2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이시스는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매장 방문객 수 감소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2016년 이미 100여개의 매장 문을 닫은 바 있다. 이날 발표한 매장 수 축소와 직원 감축도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제프 게넷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구조조정으로 2022년까지 연간 1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 절감을 통해 기술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게넷 CEO는 또 “백화점으로서 활력을 되찾는 게 목표”라면서 “제대로만 한다면 백화점은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과 함께 메이시스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구상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놓는 백화점 대신 소규모 매장을 늘리는 방식이다. 매장의 몸집을 줄이고 메인 로드 가까이로 이동해 지리적 이점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올해 안에 4~5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크레이그 존슨 컨슈머그로스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매장 정리 속도보다 더 빠르게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실적이 떨어지는 매장 문을 더 빨리 닫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메이시스 말고도 전통 유통강자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미국 고급 백화점 체인 바니스뉴욕과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도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도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11월 96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반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타깃 등은 호실적을 발표하며 유통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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