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ㆍ16 대책 먹혔나… 서울 아파트 거래 '꽁꽁'

입력 2020-01-30 06:50수정 2020-01-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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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매매 1263건...작년 말보다 80% 이상 줄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바짝 얼어붙었다. 지난해 12·16 대책으로 매수자들의 돈 줄이 꽉 막힌데다 집주인과 매수자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총 1263건의 아파트가 매매 거래됐다. 신고된 거래를 기준으로 지난해 11월(1만1460건)과 12월(7234건) 거래 건수보다 무려 각각 89%, 83% 급감했다. 특히 2018년 9·13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해 1월 거래량(1726건)보다도 더 적은 수치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 이후 60일까지여서 총 거래량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고 감안하더라도 한 달이 다 된 시점에서 1000건을 겨우 웃도는 건 '거래 절벽'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8년 9·13대책 이후 시장이 위축되기까지 약 2개월이 걸린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그만큼 지난해 나온 12·16 부동산 대책의 파급력이 상당했다는 의미다.

특히 매매시장이 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것은 12·16 대책으로 나온 대출 규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가 15억 원을 넘는 아파트 대출은 전면 금지하고, 9억 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를 기존 40%에서 20%로 축소했다. 최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중심으로 일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게 현장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돈 줄이 막히면서 집값이 더 빠지길 기대하는 매수자와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짐이 커진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거래 절벽이 전세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존 전세수요가 갈아타기 수요로 분산되지 못한 채 전세시장에 그대로 머물면서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매매시장이 위축된다는 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라며 "학군 및 직주근접 지역으로의 이사수요 증가까지 더해져 전세 품귀가 심해지면서 반전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거래 위축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팀장은 "보유세 부담에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집주인과 시장을 더 지켜보려는 매수자 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같은 거래 부진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3월부터 더 엄격해지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피하려는 매수자와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려는 매도자로 내달 거래 움직임은 지금보다는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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