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 무역합의 마무리 이후 시장이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2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어질 실적 시즌을 기대하면서 증시가 숨고르기에 나섰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실적 시즌에도 강할 펀더멘탈이 튼튼한 기업 위주의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미디어 등 기존 시장을 이끌었던 업종에 다시금 주목할 것도 제안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대만의 반도체 관련 업체인 TSMC의 강력한 실적과 향후 전망에 힘입어 1.70% 상승했다. 이는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관련 이슈는 전일 한국 증시 오후에 이미 영향을 일정 정도 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력은 제한된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견고한 미국의 경제지표 결과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높인다는 점도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지난 12월 미ㆍ중 무역협상 타결 이후 예견된 결과였다는 점을 감안, 영향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증시는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 폭이 확대되기 보다는 미ㆍ중 무역합의 서명이라는 중요 이벤트 소진에 따른 차익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개별 종목별 이슈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다음주(1월 20~24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는 2130~2290포인트로 제시한다. 상승 요인으로는 △1월 효과 △반도체 실적 상향 △경기선행지수 반등 등을, 하락 요인으로는 △북미관계 불확실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꼽는다.
반도체 기업이익이 상향조정 되는 가운데 1월 효과가 진행 중이다. 본래 반도체 이익 상승구간에서는 종목 장세가 부진하지만 투자심리 개선과 1월이란 특수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다만 2020년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해가 아닌 10년 이상 지속돼온 글로벌 T.M.T(테크놀로지ㆍ미디어ㆍ텔레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이 지속되는 기간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터넷, 미디어ㆍ엔터, 게임 등의 주도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범중국 관련 소비주, 2차 전지, IT 설비투자 기대주 등에 더해 건설, 자동차 등의 상승은 업종별 순환매 및 이벤트 드리븐 전략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삼성전자 비중 축소 유혹을 이겨내는 것도 관건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미ㆍ중 무역 합의안 내용이 확인되며 향후 무역분쟁 방향성 논란 감소와 더불어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가 전망된다. 현존하는 관세 부과 안은 유지되나, 추가 관세 부과가 없다면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은 당분간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무역합의 기대를 반영하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무역합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국면, 달러화 강세 완화 등이 기대되며 이는 신흥국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수출 경기가 둔화되며 약화되었던 이익 모멘텀이 정상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코스피 이익 추이가 상향 조정되며 이익 기준 밸류에이션 부담 또한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피해가 가장 높았지만 반대로 무역 합의에 따른 수혜도 높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 강세를 전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