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절차 간소화, 재도전 지원 등도 포함돼
정부가 내년 중소기업 정책자금으로 4조5900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보다 9200억 원 늘어난 것이이다. 자금이 급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당장 이 달 24일부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32개 지역 본부를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심사기간 줄이고 시중은행 협력해 자금공급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2020년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용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정책자금은 우수 중소기업에 장기 저리로 융자해주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중기부는 내년에는 미래 신산업과 혁신성장 분야 유망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기업 간 공동사업, 사회적 경제 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중기부는 자금의 활용 폭을 넓히기 위해 시중 은행과 연계해 '민간자금 매칭형 대출'을 신설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지만 기술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연 1.85~2.65% 수준의 저금리로 5~10년 장기간 자금을 융자해 주는 것이다.
성장 단계별로는 △창업기 2조5500억 원 △성장기 1조7300억 원 △재도전 기업 및 긴급 유동성 자금 3100억 원으로 지원대상을 세분화 해 자금지원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자금이 급한 기업들을 위해 심사기간도 대폭 줄인다. 시스템반도체ㆍ바이오헬스ㆍ미래차 등 3대 신산업 분야와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 유망기업으로 추천된 기업에 자금상환 계획 등 최소 요건만 검토한 후 자금을 신속히 빌려주는 '하이패스 심사' 방식으로 도입한다.
해당 방식으로 중기부는 총 3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바이오헬스, 스마트팜 등 이른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스케일업 프로그램'도 신설, 연간 100개사를 공모 방식으로 발굴해 2000억 원을 투자한다.
스타트업의 생존 지원을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중기부는 창업기업이 초기 정착기 3~7년을 버티고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창업기ㆍ성장기 연계자금 6000억 원을 신규 포함시켰다.
더불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전용자금으로 5000억 원을 배정했다. 내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가 세워질 수 있도록 유인책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책금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시중 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민간자금 매칭형 대출'을 신설할 방침이다. 매년 1000억 원 씩 향후 5년간 총 5000억 원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정책금융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중기부 측 설명이다. 기존 100% 정책자금으로 지원하던 것을 정책자금 60%, 은행 대출 40%의 비율로 지원하는 등 부가적인 외연확대책도 포함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한정된 정책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은행은 신규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대출 등 절차 간소화
규제자유특구 사업 등 기업 간 공동사업이 늘어남에 따라 '지역 협력형 자금'을 기존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증액 편성했다. 생산설비 공동 활용, 원부자재 공동 구매, 공동 물류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 접근성이 낮은 사회적 경제 기업 지원에 600억 원을 편성하고, 전문성을 갖춘 40대 경력자들이 기술 창업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500억 원 신설한다.
중기부는 속도를 내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 상담 건수를 최대 8만여 건까지 늘리고 이 달 24일부터 자금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우선 수도권 등 기업 밀집 지역에 '상담 기동반'을 운영하고, 1대1 상담 외에 그룹별 상담도 한다.
우수 기업에는 비대면 대출을 해주는 등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1억 원 이하 소액 자금을 빌릴 경우에도 현장 실사 없이 비대면 서류 심사만 거쳐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중복지원에 따른 자금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자금 이용 횟수는 5년간 3회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