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대형주가 뛰면서 코스피ㆍ코스닥 지수도 함께 상승세를 탔다. 전일 코스피는 7개월여만에 최고치인 2195.6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18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매수세가 다소 잦아들 수 있다고 봤다.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가 몰린 만큼 타 업종에 대한 우려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연말 배당을 앞두고 배당락 관련 투자전략도 제시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외국인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5000억 넘게 순매수 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전일 마이크론과 반도체 장비 업종에 대한 실적 개선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업황 개선에 기댄 매수세 유입이 컸다. 그러나 오늘은 미 증시가 새로운 이슈가 제한된 가운데 종목 장세가 펼쳐졌던 점을 감안 한국 증시의 변화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미국 산업생산에서 하이테크 관련 생산이 증가하고,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NDF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감안, 원화 강세가 이어질 여지가 높아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더불어 브렉시트 관련 영국과 EU간 마찰은 지난주부터 이어져 왔었기 때문에 한국 증시에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일 외국인이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순매수한 업종이 많지 않았기에 반도체 업종에 대한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외국인 수급이 긍정적이지 않다. 그리고 이달 들어 코스피가 5% 넘게 상승해 여타 국가에 비해 상승폭이 컸던 점을 감안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러한 요인으로 한국 증시는 매물 소화과정을 보이며 제한적인 등락이 예상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코스피는 2060포인트를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단기 반등 목표치로 연말까지 코스피 2240포인트, 2020년 1분기까지 2300포인트를 제시한다. 2200포인트 중후반에 강력한 저항선이 존재하며, 12M fwd PER 약 12배로 금융위기 이후 고점에 근접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선행 PER은 믿을만한 지표는 아니지만, 단기적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또한 2200포인트 중후반에 도달하면 기술적 지표도 과매수 구간에 진입하게 될 것인데, 과매수 진입 이후가 더 좋은 조정 타이밍 이라고 판단된다. 이 정도 지수에 도달하고 나면, 2월 전후의 ‘불확실성 이벤트들’이 시작될 것이다. 다만 연준이 통화 완화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선언했고, 선행지표의 반등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KB증권의 2020년 전략업종은 ‘IT부품 (반도체), 인터넷커뮤니케이션, 금융’이며, 12월 비중 확대 업종은 철강, 은행, 소프트웨어이다. 배당락 전까지는 12월 비중확대 업종들에 긍정적 의견을 유지하나, 12월 말부터는 중소형주로 관심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 이는 1월의 계절성(대주주 과세)을 고려한 것이다. 관심 업종으로는 소프트웨어, 미디어엔터 등을 주목하며, 스타일로는 ‘매출성장 나오는 고PER’과 ‘ROE 높은 고퀄리티’ 중형주에 주목한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올해 배당 기산일은 12월 26일, 배당락일은 27일로 예정됐다. 코스피의 이론 배당락은 배당수익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형성되는데, 현재 배당 수익률은 2.05%다. 다만 과거 배당락일의 주가를 살펴보면, 배당락일의 코스피 시가는 항상 배당락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왔다. 27일 코스피 시초가가 2% 하락 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배당락일에는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가 코스피 200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배당락일에 현금흐름은 발생하지 않지만, 미수령 배당금이 NAV에 가산되면서 NAV가 증가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차이의 발생은 4월말로 예정된 분배락 시기까지 이어진다.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가 배당락일에 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코스피 200 성과는 상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 기산일은 코스피 200 ETF를 매수하기에 좋은 진입 시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배당락일에 마이너스로 출발하는 코스피와 반대로 코스닥은 플러스 수익률로 출발한다. 2010년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코스닥은 배당락일에 단 한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이러한 현상은 △배당이 적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배당락의 영향이 적고 △대주주 양도소득과세를 피하기 위해 배당락 이전에 축소한 비중을 배당락일에 매수하는 움직임 때문에 나타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연간 코스닥 수익률, 연간 저점 대비 코스닥 수익률이 배당락일 수익률과 상관성이 높다. 올해 배당락일에도 코스닥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