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도 중앙대학교 비뇨의학과 교수
과거에는 야뇨증은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병으로 이해되지 않고 기다리면 저절로 좋아지는 성장 과정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잘못됐다는 많은 보고들이 나오면서 야뇨증을 하나의 질병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7세 아이들의 약 5%에서 야뇨증이 있으며, 성인 중에서도 0.5%에서 야뇨증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야뇨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많은 야뇨증 소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야뇨증을 안고 살아가게 될 수 있다.
야뇨증은 실제적으로 몸에 어떤 기질성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방광에 소변이 충만할 때 이러한 느낌을 머릿속에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다가 깨지 못한다는 이론이 가장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모가 야뇨증이 있을 경우 그 아이들에게는 77%에서 야뇨증이 나타나고 부모 중 한쪽만 야뇨증이었으면 44%, 양쪽이 정상이면 15%에서 자식에게 야뇨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야뇨증은 유전적 요소가 관여한다고 추측돼 왔다.
최근에는 야뇨증 원인을 유전학적 차원에서 연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야뇨증 관련 염색체가 발견되어 앞으로 야뇨증 치료에도 이용될 것이다. 야뇨증과 정신적 이상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야뇨증 치료 후에 그 환자에게서 학습능력의 저하나 사춘기에 정신건강, 성장, 신체발달 등에서 아무런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야뇨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행동교정으로 나누어지는데, 치료 시기는 5세 이후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소아에서 치료를 하지 않고도 매년 약 15%는 자연 치유되지만 굳이 치료를 하는 이유는 야뇨증이 어린이에게 수치심, 죄책감, 실패감 등 정신적·정서적 문제를 유발해 이러한 감정이 나중에 행동장애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반드시 치료를 해주어야 정신적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