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핵합의 금지시설서 우라늄 농축 시작”

입력 2019-11-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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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부터 우라늄 농축 실시…저장량·농도도 높아

▲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빈/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포르도 지하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9일부터 포르도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행하고 있다. 포르도 시설은 2015년 핵 합의 당시 이란이 더는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곳이다.

또 이란은 핵 합의에서 언급되지 않은 원심분리기를 설치했으며, 원심분리기 테스트를 위해 새로운 시설을 준비 중이라고 IAEA 보고서는 전했다.

농축 우라늄 저장량과 농도도 높았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은 현재 372.3kg로, 핵 합의에서 설정한 한도치(202.8kg)를 한참 웃돌았다. 우라늄 농축 농도 역시 4.5%를 기록하면서,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국과 독일 등 이른바 ‘P5+1’과 맺은 핵 합의에서 제한한 농도(3.67%)를 넘어섰다.

다만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농도인 90%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 농도와 가깝다.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도의 상한선은 5%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란은 지난 6일 포르도 시설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육불화 우라늄)를 주입하고, 농축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농도는 4.5%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란의 이번 포르도 시설 가동 재개는 ‘핵 합의 위반’ 4단계에 해당된다. 이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하자 지난 5월부터 핵 합의 이행범위를 60일 간격을 두고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이는 다른 서명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시 이란도 핵 프로그램 제한·동결 조항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 핵 합의 26, 36조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이란 측 주장이다.

이란의 이 같은 행동은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나는 점진적 핵 합의 위반을 통해 미국 측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국의 국민을 향한 메시지이며,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의 조치를 되돌리기 위해 유럽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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