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우라늄 농축 실시…저장량·농도도 높아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9일부터 포르도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행하고 있다. 포르도 시설은 2015년 핵 합의 당시 이란이 더는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곳이다.
또 이란은 핵 합의에서 언급되지 않은 원심분리기를 설치했으며, 원심분리기 테스트를 위해 새로운 시설을 준비 중이라고 IAEA 보고서는 전했다.
농축 우라늄 저장량과 농도도 높았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은 현재 372.3kg로, 핵 합의에서 설정한 한도치(202.8kg)를 한참 웃돌았다. 우라늄 농축 농도 역시 4.5%를 기록하면서,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국과 독일 등 이른바 ‘P5+1’과 맺은 핵 합의에서 제한한 농도(3.67%)를 넘어섰다.
다만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농도인 90%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 농도와 가깝다.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도의 상한선은 5%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란은 지난 6일 포르도 시설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육불화 우라늄)를 주입하고, 농축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농도는 4.5%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란의 이번 포르도 시설 가동 재개는 ‘핵 합의 위반’ 4단계에 해당된다. 이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하자 지난 5월부터 핵 합의 이행범위를 60일 간격을 두고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이는 다른 서명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시 이란도 핵 프로그램 제한·동결 조항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 핵 합의 26, 36조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이란 측 주장이다.
이란의 이 같은 행동은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나는 점진적 핵 합의 위반을 통해 미국 측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국의 국민을 향한 메시지이며,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의 조치를 되돌리기 위해 유럽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