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하려 했으나 항복 거부...마지막 순간에 울며 절규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성명을 통해 “알바그다디는 군견에 쫓겨 도망가다가 막다른 터널에 맞닥뜨리자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신의 아이 3명과 함께 자폭했다”며 악명 높은 대테러조직의 수괴가 사망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서 IS 수립을 선포한 인물로, 미국은 그에게 2500만 달러(약 290억 원)의 현상금을 거는 등 적극적으로 그를 추적해왔다. 현상금 2500만 달러는 9·11 테러를 주도했던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의 현상금과 같은 금액이다.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케일라 뮬러’ 작전 수행을 위해 시리아 북서부에 군용 헬기 미군 특수부대 9대를 투입,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공급했다. 작전명은 시리아 난민 구호 활동을 하다가 IS에 납치돼 사망한 여성 인권 운동가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번 작전으로 특수부대에 쫒기다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알바그다디는 입고 있던 폭탄 조끼를 터뜨리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국은 애초 그에게 항복을 받아 생포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그를 생포하려 했지만 항복을 거부하고 자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때문에 겁에 질려 알바그다디는 자신의 죽음 직전의 순간을 완전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보냈다”며 IS 우두머리의 마지막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순간에 울고, 훌쩍이며 절규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 제1의 테러리스트 지도자가 심판을 받도록 했다”며 “남은 IS 테러리스트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작전이 끝난 뒤 현장에서 DNA 검사를 통해 15분 만에 알바그다디의 신원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번 작전 과정에서 다수의 알바그다디 측의 사람이 숨졌지만, 미군은 군견 한 마리 이외에는 전혀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델타포스 소속 부대가 중앙정보국(CIA)과 쿠르드족의 지원을 받아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알바그다디의 시신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되고, 이후 바다에 묻힐 예정이라고 NBC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2011년 알카에다의 우두머리였던 오사마 빈 라덴이 죽었을 때와 동일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