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 변경 사실상 불가능…레버리지 비율 의견 합치도 난항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 완화와 부가서비스 변경 방안 논의를 위해 다시 마주 앉았다. 다만, 카드업계 내·외부 사정으로 요구 사안 전면 반영이 어려워 양측 모두 만족할만한 방안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와 카드노조는 전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에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후속 논의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카드노조가 지난 7월 총파업 철회 조건으로 제시한 레버리지율 완화와 부가서비스 변경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양대 요구안 모두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에 반영되긴 어렵다. 카드 부가서비스 변경과 관련해 최근 대법원은 하나카드 고객이 낸 마일리지 청구 소송 판결에서 고객 손을 들어줬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가서비스 변경 허용안을 검토했지만, 관련 법원 판결을 앞두고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금융당국은 “부가서비스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 레버리지비율 완화는 업계 의견 통합 난항으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지난 17일 금융위가 공지한 여신전문업법 개정안 변경 예고안에 따르면, 제7조의3항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 부문에 ‘금융위가 정해 고시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대출과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에 대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을 이용한 대출은 제외한다’는 조항이 신설된다.
이는 카드업계가 처음 요구한 레버리지 비율 확대(기존 6배) 요구에는 한참 못 미친다. 금융위 안은 중금리대출과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 등 일부만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가운데 총자산 비율) 계산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은 무형자산이 더 많은데 이를 어떻게 계산할지 의문”이라며 “신설 개정안은 사실상 금융당국이 허용하는 것만 인정하는 방안으로 업계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별 카드사 간 레버리지 비율 확대 의견이 다른 점도 변수다. 대형 카드사보다 중·소형 카드사가 레버리지 비율 확대를 더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레버리지율 확대 의견에 보수적인 카드사는 “사전 영업행위나 대출 과당경쟁 등을 막을 방안이 마련된 다음에 비율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찬성하는 카드사 관계자는 “현행 기준(6배)에서 1배수 정도만 올려줘도 전체 카드업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레버리지 비율 완화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는 만큼 업계 의견을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4.7배로 지난해 상반기(4.8배)보다 0.1배 하락했다. 다만, 대형 카드사는 3~4배 수준으로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형 카드사는 5~6배로 레버리지 비율 한계 상황이다.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려면 자본을 확충하거나 비수익 상품과 무이자 할부 등을 줄여 자산을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