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오후 2시 현재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2795원이다.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직전(9월 16일)과 비교하면 36.5% 급락했다. 지난해 같은 날(3733원)보다도 25.1% 낮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직후 돼지 도축장이 일시 폐쇄되면서 사나흘 간 가격이 급등한 것을 빼면 돼지고기 가격은 줄곧 내림세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후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정부의 수매 정책ㆍ농가의 불안 심리 등으로 공급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도축 물량이 평시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한다.
돼지고기가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 농가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달 들어 돼지 한 마리(110㎏)를 팔 때마다 농가에 들어오는 돈은 28만~30만 원대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전보다 20~30% 감소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돼지 생산비(2018년 기준 31만2000원)에도 못 미친다. 마리당 1만~3만 원씩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에 특히 치명적이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살처분 보상금은 살처분 당일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하게 돼 있어서다. 돼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살처분을 강행하면, 농가는 보상금을 받더라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는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간 수매해 온 돼지고기가 시장에 풀리는 것을 자제하고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인다는 게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돼지고기 수급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농협ㆍ생산자단체 등과 협력해 할인판매를 하고, 학교와 군대 등 단체급식 공급도 늘리는 한편,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적극 홍보해 소비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