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 개발을 위해 정부가 3년에 걸쳐 82억 원을 투자했지만, 연구가 매우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인보사에는 총 5가지 세부과제로 나뉘어져 국가연구개발비가 지원됐다. 그러나 현장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과제가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2억 원을 지원한 1세부1위탁 과제는 초기계획서 상 ‘유전자 변형 연골세포의 특성 분석’이었으나,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2액(형질전환 세포)의 특성분석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상세포(연골세포)의 특성분석으로 연구내용을 변경했다. 이로 인해 결국 2액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변경 전 연구계획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로서 그 안전성 및 안정성과 유효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변형 연골세포와 공여자 연골세포간의 특성 분석을 통한 세포 검증으로 목표로 함’이라고 명시했으나, 계획대로 2액의 세포분석을 했다면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8억5600만 원이 투입된 3세부 과제의 최종목표는 연골세포 대량배양 시스템 개발이지만, 배양된 세포의 특성분석이 명확하게 수행되지 않아 최종 선정한 최적 조건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약 6억 원을 들인 4세부 과제는 연구노트가 작성원칙에 맞지 않고 실험방법, 실험재료, 구체적 결과 등의 기술이 부실했다. 또한, 인보사 제품을 사용하면서 2용액의 성상, 특징 등의 분석은 따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2016년 7월 1차년도 중간평가를 실시했지만, 요식적인 평가에 그쳤다”면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사용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 대한 평가체계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