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검찰, 모든 피의자 비공개 소환…포토라인 사라질 듯

입력 2019-10-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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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장' vs '알 권리' 충돌…"정경심 교수 무관하게 인권보장 의미"

▲서울중앙지검 입구에 설치된 삼각형 포토라인(연합뉴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이 질문하고 주요 사건 피의자들이 답변하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대검찰청은 4일 윤석열 총장이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개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의 이번 비공개 소환 방침은 이달 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곳을 제외한 전국의 특수부를 폐지하겠다"고 한 이후 사흘 만에 나온 자체적인 개혁 방안 중 하나다. 검찰은 △특수부 폐지(일부 제외)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 차량 이용 중단 등 세 가지 검찰개혁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검찰은 사전에 소환 대상자와 소환 일시 등을 모두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소환 이후 조사 진행 공개 여부 등은 수사 실무자들과 논의를 거쳐 안을 마련한다.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 국회의원, 치안감급 이상 경찰공무원, 정당 대표 및 최고위원, 자산총액 1조 원 이상의 기업 대표는 실명을 공개한다. 피의자의 소환이나 조사 사실이 알려져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고 피의자가 동의하는 경우 소환 시점을 알리는 '공개 소환'을 해왔다.

이에 따라 검찰청 입구의 포토라인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토라인은 1993년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검찰에 소환됐을 때 취재진의 카메라에 이마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후 출입기자단에 의해 정착됐다.

검찰의 이번 비공개 소환 방침은 국민의 알 권리 보호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검 관계자는 "수사를 폐쇄된 상태로 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언론의 감시와 견제, 비판의 기능은 당연히 보장돼야 하고 외부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겠다"고 말했다.

사건관계인 비공개 소환 방침 발표 시점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수 교수 소환 시기와 맞물려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계기가 어떻든 국민의 인권보장을 실현한다는 차원에서 개선책을 마련한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이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전날 정 교수에 대한 소환을 비공개로 전환하자 여권을 중심으로 황제 소환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가 일었다.

검찰은 박근혜ㆍ이명박 정권에 대한 적폐 수사 당시 대다수 피의자를 공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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