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시대, 특화 전략 있어야 생존 가능

입력 2008-08-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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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글로벌 IB, 갈길이 멀다

2009년 2월 국내 금융시장의 '무한경쟁'의 시대로 진입한다. 국내 금융시장의 기존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 내년 2월에 시행되는 것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자통법 시행에 발맞춰 향후 새롭게 변화할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유상증자 등을 통한 몸집을 키우는 등 준비에 한창이다.

또한 거대 규모로 성장하게 될 자본시장 파이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 국내 대기업의 중·소형 증권사 인수와 신규 증권사 신설, 자산운용업 진출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모건스탠리와 같은 글로벌 IB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몸집 불리기에서 벗어나 무한경쟁 시대를 헤쳐나갈 특성·차별화 등 생존전략이 중요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자통법의 시행 취지와 향후 지각변동을 보일 금융업계 전반에 자통법 시행이 미칠 영향, 금융시장의 대표주자로서 증권금융업종들이 자통법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 등을 진단하고자 한다.

◆자통법이란?

자통법은 증권거래법, 선물거래법, 자산운용업법, 신탁업법, 종금법,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법, 증권선물거래소법, 등 7개 증권 관련법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증권회사·선물회사·자산운용사·신탁회사 등으로 나눠져 있고 이들 간의 겸업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즉, 증권회사는 선물이나 자산운용 등의 업무를 취급할 수 없다.

하지만 자통법 시행으로 기존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업, 종금업, 신탁업, 등 5개 자본시장 관련업이 금융투자업이란 단일 업종으로 합쳐져 겸영이 허용된다. 규제를 최대한 없애 증권사를 축으로 한 '한국판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을 키우겠다는 것이 자통법 시행의 취지이다.

◆너도나도 발 담구는 금융시장

한편 자통법 시행을 계기로 증권업계는 주류 전환에 대한 기회를 놓치기 않기 이해 몸집을 불리고, 일부 대기업들은 신수종 사업으로서 금융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계 역시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증권사에 대한 M&A와 직접 설립 등 향후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동부증권과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연초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시행했다.

또한 유진그룹이 지난해 서울증권을 인수해 유진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활동중이고, 현대차그룹도 올해 초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해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현대증권 등이 보유한 현대 관련 업체와의 시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중이며, LIG그룹이 LIG투자증권을 신설해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기업은행과 국민은행 등이 기득권을 지키고 은행 업무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 각각 IBK투자증권을 신설하고,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으로 영업중이다.

◆글로벌 IB, 갈길은 멀다

하지만 자통법 시행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국내 증권사들이 진정한 글로벌 IB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진통과 시간이 상당할 전망이다.

일단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에 비하면 규모와 경험, 노하우 등에서 격차가 크고 전문 인력 역시 상당히 부족하다.

또한 설립 인가 기준의 하향 조정으로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업체들의 난립이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각자의 역량과 특성에 맞는 업체로 거듭나야한다.

업계 전문가는 "M&A와 유상증자 등 신규사업 진출과 몸집 불리기에 만족하면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시장 진출과 생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위탁매매 의존에서 벗어나 특화할 필요가 있고, 향후 금융시장을 이끌어갈 인재 확보 및 양성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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