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일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을 내주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21포인트(0.95%) 내린 1998.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 밑돈 것은 올해 1월 3일(1993.70)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6.56포인트(1.05%) 내린 615.70으로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 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세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어느정도 예견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00억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언이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2000선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경우 신라젠이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에 대해 중단 권고를 받았다는 소식이 또 다른 악재로 겹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라젠이 미국 기관에서 자사에 펙사벡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이날 공시하면서 29.97% 폭락하면서 코스닥 바이오 업종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발생한 여러 악재들도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코스닥에서도 신라젠 문제가 터지며 악재가 겹쳤다“고 말했다.
◇반등 시점은?= 코스피는 2000선을 내주고, 코스닥은 600선을 위협받게 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로서는 의미있는 반등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반등 시점 예측은 미중 무역협상과 한일 갈등이 언제 해소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맞닿아 있는데, 현재로서는 이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반등 가능성에 대해 말하자면, 반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면서 “바닥 대비 반등인지, 추세적인 반등인지가 중요한데 지금 이조차도 점치기 힘들다. 투자자들은 최대한 피해가 적은 쪽으로 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탈 요소인 기업 이익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고태봉 센터장은 “그나마 삼성전자 반도체 회복도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당장은 긍정적인 소식이 없다”며 “불화수소 문제가 해결됐다거나, 생산량 크게 안무너졌다는 정부나 기업의 시그널이 지금으로서는 안 보인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투자전략 필요”= 이에 다소 보수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면서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계속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고 지지부진할 수 있어서 투자자들은 방어주 중심으로 보수적인 대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000선 이하에서 주가가 장기간 맴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과거 경험상 주가순자산배율(PBR) 0.8배 수준에서 코스피 반등으로 귀결돼왔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급락세에 대한 우려로 매도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연구원은 “광복절, 군사정보협정(GSOMIA) 연장 만료 등 앞으로의 일정도 예측불허"라면서 “특히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해 기계와 화학업종에 대해서는 더욱 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방어주와 일본 대비 우위에 있는 섬유의복 업종은 현시점에선 매력이 크다는 게 한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현재 증시의 벨류에이션은 이미 최저수준이지만, 대외환경 악화로 당분간은 바닥을 확인하는 주가 흐름 전개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