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했지만...모험자본 공급자 역할 유도 유인책 필요”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의 기업신용 공여에 투입된 자금이 6년새 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중소기업 등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 정착을 위해 제도적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종투로 지정받은 7개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29조2000억 원이다. 이는 종투사 제도가 도입된 2013년 말(5조8000억 원)에서 약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신용공여 업무가 늘어나고 지정 업체 수 증가하면서 신용공여 총액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종투사로 지정받은 증권사는 △투자자 신용공여 △기업 신용공여 △전담중개(헤지펀드)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다. 특히 자기자본 4조 원으로 초대형 IB로 지정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 규모(4조원·8조원)에 따라 각각 단기금융업무(발행어음)와 종합금융투자계좌(IMA)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다만 종투사의 과도한 신용공여를 막기 위해 전체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 200%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 범위를 넘는 종투사는 단 한 곳도 없는것으로 나타났다. 종투사 중 유일하게 메리츠종금증권이 자기자본대비 신용공여 금액 비중이 126.9%로 100%를 초과했고, KB증권(90%), 한국투자증권(88.4%), NH투자증권(84.5%), 신한금융투자(82.9%), 삼성증권(78.4%), 미래에셋대우(75.7%) 순이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투자자 신용공여 18조9000억 원 △기업신용공여 10조 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30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위탁매매 업무에서 발생하는 전통적 주식담보 대출 형태 투자자 신용공여가 전체 신용공여 중 64.8%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실제로 리테일 영업이 강한 일부 종투사의 경우 기업 신용공여 대비 보다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주는 투자자 신용공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종투사의 기업금융 업무차원의 기업 및 헤지펀드 신용공여는 10조3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신용공여 35.2% 차지했다.
기업 신용공여 세부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총 7개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10조 원으로 13년말(4000억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중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5조
4375억원이고, 대기업 등에 대한 신용공여는 4조5646억 원이었다.
회사별 중소기업 신용공여액은 미래에셋대우 1조1000억 원, 메리츠종금증권 1조 원, NH투자증권 7000억 원 순이었다. 기업 신용공여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래에셋대우(70.8%), NH투자증권(46.5%), 한국투자증권(16.9%), KB증권(14.8%)에 달했다. 반면 삼성증권의 경우 중소기업 신용공여가 아예 없었다.
종투사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은 3.8조원으로 전체기업 신용공여 중 37.5% 차지했다.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비중이 높은 종투사는 메리츠(1조 7704억원, 56.4%), 신한(4027억원, 39.3%), 한투(4867억원, 38.0%) 등 기업 신용공여의 금리분포는 6% 미만이 7조2000억 원(74.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의 종투사 신용공여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됐으나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종투사가 모험자본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