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치권에 쓴소리 "정치가 경제를 놓아줘야 할 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예방,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ㆍ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 제재 등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치권은 뒤늦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용만 회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은 치밀하게 정부 부처간 공동작업까지 해가며 선택한 작전으로 보복을 해오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 모두 보호무역 주의로 기울어지며 제조업 제품의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우리는 여유도 없으면서 하나씩 터질때마다 대책을 세운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이어 "다들 전통산업의 한계를 인식하고 폭풍처럼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예견해서 첨단기술과 신산업에 몰입한다"며 "우리는 기반 과학도 모자라는데다가 신산업은 규제의 정글 속에 갇히다보니, 일을 시작하고 벌이는 자체가 큰 성취일 정도의 코메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런데도 규제 법안은 경쟁하듯 속속 보태어지고 있고, 기업은 일부가 지은 잘못 때문에 제대로 항변조차 하기 조심스럽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의료ㆍ교육 등 모든 큰 서비스 산업기회는 완.전.투.망.밀.봉.식으로 닫혀있고, 열자는 말만 꺼내도 전원이 달려들어 역적 취급을 한다"며 "가끔 도움이 되는 법안도 만들어지긴 하지만, 그나마 올해는 상반기 내내 개점휴업으로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는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닌가"라며 정치권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국내 재계는 또다시 ‘고래싸움’에 휘말린 형국이다. 미·중 무역 전쟁에 이어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