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내려 11년만 최장..GDP부진+미중 무역분쟁 확산+투기세력 가세..6월 되돌림 분위기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이 2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폭도 커 세계 60개국 중 하락률 3위에 올랐다. 또 6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11년만에 최장기간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전월대비 하락폭은 2011년 9월(-3.07%, -3.12포인트) 이래 7년8개월만에 가장 컸다. 하락률을 세계 각국과 비교하면 콜롬비아(-3.30%)와 터키(-3.15%) 다음으로 가장 큰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0.30%, -0.34포인트)부터 6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해 2007년 1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기간동안 하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BIS는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는 베네주엘라를 뺀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원화가치 하락)한 때문이라는게 한국은행측 설명이다. 실제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3.7%(42.34원) 급등한 1183.29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7년 1월(1185.10원) 이후 최고치며, 2011년 9월 4.2%(45.44원) 폭등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 등 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경제가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1분기 GDP(경제성장률)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쇼크로 작용한 것 같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밝히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예상밖 흐름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위안화 약세와 맞물려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세력 내지 쏠림세력도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사흘간 25원 가량 떨어졌다. 미중간 대화 재개 기대감이 확산한데다 미 연준(Fed)이 도비시(비둘기파)한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라며 “이번주 후반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변동성은 클 것 같다. 다만 그간 과했던 원화 약세가 되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교역국 중 중국은 1.47%(1.82포인트) 내린 122.20을 기록한 반면, 일본은 2.72%(2.03포인트) 오른 76.67을, 유로지역은 0.59%(0.55포인트) 상승한 94.26을 기록했다. 미국도 1.16%(1.35포인트) 올라 117.74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