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로 최근 국내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이 시작됐지만, 올 상반기에는 일본차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차협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일본차는 모두 1만1546대가 판매되어 전체 수입차 판매의 34.5%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거의 모든 브랜드가 호조를 보였으나 특히 일본차의 시장 확대가 가장 두드러진다. 유럽차는 1만8047대가 팔려 여전히 가장 비중이 높았으나, 점유율은 56%에서 54%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일본차는 증가율 37%를 기록하며 점유율이 33.1%에서 34.5%로 높아졌다. 사실 점유율 증가가 가장 높은 업체는 미국 업체지만, 판매대수가 일본 업체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해 큰 의미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업체 중 가장 돋보이는 메이커는 1위를 차지한 혼다다. 혼다는 신형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점유율 19.1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점유율 14.16%에서 무려 77%나 늘어난 것이다.
렉서스는 점유율이 13.91%에서 10.1%로 줄어들었으나 판매대수 감소는 크지 않았다. 전체 수입차 시장 규모가 커져서 점유율이 크게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전체 8위를 차지한 인피니티는 지난해 4.99%에서 5.32%로 점유율을 올렸다.
이들 3개 일본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34.53%에 이른다. 거리에 다니는 수입차 10대 중 3대는 일본차라는 얘기다.
일본차의 이 같은 강세는 미쓰비시와 닛산 등 대중 브랜드가 본격 수입되는 올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들 브랜드는 2천만원 중반에서 4천만원 이하 차종이 상당수를 차지해, 국내 완성차업체의 영역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일본 업체들은 최근의 반일 감정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일본 업체 중 가장 먼저 진출한 토요타의 경우 ‘반일 감정’에 상당히 신경을 썼지만, 막상 차가 시판되고 나서는 어느 브랜드보다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며 지난해까지 수입차 시장 1~2위를 다퉜다.
따라서 이번에 독도 사태로 분위기가 움츠러들기는 했지만, 이런 분위기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어느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일본에서 독도 문제가 터지는 건 사실 ‘천재지변’과 같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일본차는 독일차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고, 미국차에 비해서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입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일본차의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