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미·중 무역전쟁 확전에 ‘패닉’

입력 2019-05-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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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하락폭 보여…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 매수세 대거 유입

▲뉴욕증시 S&P500지수 일일 변동폭 추이. 단위 %. 13일(현지시간) 마이너스(-) 2.41%. 출처 블룸버그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확전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투자자들은 세계 양대 경제국의 극한 대립으로 글로벌 경제성장이 궤도를 이탈할 것이라는 불안에 휩싸였다.

미·중이 상대방에 관세 인상 공격을 퍼부으면서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연초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7.38포인트(2.38%) 급락한 2만5324.99로, S&P500지수는 69.53포인트(2.41%) 내린 2811.87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647.02로, 266.92포인트(3.41%) 빠졌다. 다우와 S&P500지수는 올해 1월 3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중국시장 비중이 큰 종목이 이날 일제히 급락했다. 애플 주가는 5.8% 빠졌고 보잉과 캐터필러는 각각 5% 가까이 하락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21% 하락한 372.57로, 2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MSCI신흥시장지수는 1.7% 하락했다.

‘공포지수’로 잘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8.12% 폭등한 20.55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격화에 장 초반 상승했던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1.0% 하락한 배럴당 61.04달러로, 6주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13일(현지시간) 2.398%. 출처 CNBC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와 미국 국채 등에는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미국 달러화당 엔화 가치는 0.6% 오른 109.33엔을 나타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7bp(bp=0.01%포인트) 내린 2.398%로, 3월 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독일 국채인 분트 10년물 금리는 마이너스(-) 0.07%로, 2bp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1.1% 상승한 온스당 1301.80달러로,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으로 13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로 중국 측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600억 달러(약 71조 원) 규모 대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오는 6월 1일부터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의 최대 10%에서 25%로 인상한다.

사만다 아자렐로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시장 투자전략가는 “중국이 이토록 신속하게 보복에 나선 것은 (미국에) 더는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중국이 주말에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지 않은 것이 흥미롭다. 중국은 바로 시장이 문을 여는 월요일 아침에 시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도 예고했던 대중국 관세 인상 4탄을 발동하면서 무역 전쟁을 더욱 격화시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스마트폰 등 약 3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약 3800개 품목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애플 아이폰을 포함한 휴대폰(432억 달러)이 가장 컸고 노트북(375억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의류 등 소비재도 대거 포함됐다. 다만 일상 생활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일부 의약품과 희토류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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