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펀딩ㆍ조원태 백기사ㆍ기관투자자에 매도…3가지 시나리오
강성부 펀드가 추가 자금 모집에 나설까.
행동주의 펀드 KCGI, 이른바 '강성부 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계속 늘리면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이 12.8%에서 14.98%로 늘었다.
하지만 강성부 펀드는 이미 고갈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KCGI는 14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지금까지 한진칼 지분 매입에 쓴 자금은 2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미 펀드 조성으로 조달한 금액을 넘어선 것이다. 전날 공시에서 KCGI는 한진칼 지분 취득자금을 차입했다고 밝혔다.
차입이 필요할 정도로 펀드가 고갈됐다면 추가 펀딩에 나서야 한다. 소위 `강성부 2호 펀드'가 나올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아직까지 강성부 펀드쪽에서 펀딩에 나서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강성부펀드가 추가 펀딩에 나서지 않는다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우선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강성부 펀드와 한진칼의 단일 최대주주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의 지분율 차이는 2.86%에 불과하다. 한진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조원태 신임 회장은 선친의 지분 17.84%를 승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 신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2.34%이며 조현아 2.31%, 조현민 2.3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칼 내 존재하는 사측 우호지분을 감안할 때 강성부펀드가 지분 싸움으로 경영권을 차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고 조양호 회장의 연임 부결 건도 과반 찬성이었다면 통과될 수 없었다.
이에 강성부 펀드가 조원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펀드의 주된 목적은 경영권보다는 배당과 시세 차익에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성부 펀드가 그렇게 적대적으로 들어간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측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게 결과적으로 돈을 버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의 주가가 KCGI의 매입 시점보다 크게 올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에 지분을 매도하고 '엑시트'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주식 보유를 신규보고한 지난해 11월 취득단가는 2만4557원이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 주식은 3만6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강성부 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때보다 주가가 올랐다"면서 "지분을 조금씩 팔더라도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보유 지분은 기관투자자 등이 나눠서 살만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