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로 달리는 차량 95% 일본 브랜드
미국 자동차는 일본에서 왜 인기가 없을까.
미국의 도로와 주차장에서 일본차를 흔하게 볼 수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미국차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미국의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같은 상황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CNBC는 그 이유가 미국에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 자동차업계가 일본 시장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약 40%는 ‘케이 카(Kei car)’라 불리는 특수 경차다. 대부분 스즈키(Suzuki)와 다이하쓰(Daihatsu) 같은 일본 브랜드가 만들었다.
일본에서 운전자들은 차량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 좁은 길에서 쉽게 움직이거나 좁은 주차 공간에 적합한 소형 차량을 선호하는 이유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의 크리스틴 지제크 부회장은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이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일본은 다른 시장과 소비자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북미 시장을 겨냥한 차량을 가지고 일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 운행 중인 차량의 95%가 일본산이다. 크리스토퍼 리히터 CLSA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수입산 자동차가 매년 수만 대 팔리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 판매량에 비하면 적다”며 “아무 의미가 없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CNBC는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일본 판매를 거의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2017년 포드는 일본 시장을 완전히 떠났다. 지난해 GM의 일본 시장 판매 대수는 700대에 불과하다. 리히터 애널리스트는 “미국 업체들이 차별화 전략 없이 일본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