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역전에 시장은 울고 헤지펀드는 웃었다

입력 2019-04-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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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미 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슬슬 발 빼기 시작

미국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때 미소 지은 곳이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큰 폭 하락하면서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동안 헤지펀드들은 수익 증가라는 달콤함을 맛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말 2.7%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2일 한 때 2.41%까지 떨어졌다. 2.46%대에 머물던 3개월물 금리를 밑돌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시장의 공포감은 커졌다. 그동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불황의 전조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앙코리서치가 지난 50년간 미국의 상황을 조사한 결과,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역전 상태가 10일 이상 지속되면 평균 311일 후에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 틈에서 헤지펀드들은 수익 증가를 알렸다. 글로버 매크로 헤지펀드인 캑스턴 어소시에이츠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4.1%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세계 3위 헤지펀드인 브레반 하워드도 3월 첫째 주에 2.3%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FT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들 헤지펀드들은 채권 금리 하락에 베팅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GSAM)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윌슨은 “자사의 헤지펀드는 국채 7년물과 10년물 금리 하락에 베팅을 해왔다”며 “최고의 분기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은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반등해 2.51%까지 올라왔다. 헤지펀드들도 국채 금리 하락 베팅에서 차츰 손을 떼고 있다. GSAM의 윌슨 CEO는 “펀드 매니저들은 이제 단기 부채로 인해 채권 가격이 약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다. 큰 수익을 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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