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700여 명 해외 취업 지원…해외정착지원금에 재취업 지원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청년들의 해외 취업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취업 교육부터 현지 정착까지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년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20일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인력공단의 주선으로 해외 취업에 성공한 인재는 1만8615명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일본 1828명, 미국 1380명, 싱가포르 405명 등 5783명이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2015년 취업자(2903명)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산업인력공단의 지원을 받아 취업한 청년 중 전문·관리직 취업자도 2668명이나 된다. 해외 취업자 평균 연봉 역시 2015년 2576만 원에서 지난해 2898만 원으로 늘었다. 일자리의 양과 질이 고루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산업인력공단이 처음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 건 1998년이다. 외환위기로 국내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불던 때, 산업인력공단의 해외 취업 지원은 청년들이 어려운 시절을 넘기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자연 지원이 몰렸고 입소문도 퍼졌다. 인기가 점점 좋아지자 산업인력공단은 2013년 고용노동부,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산업인력공단의 취업 지원 프로그램 중 ‘해외 취업 아카데미’는 특히 인기가 좋다. 만 34세 미만 청년이면 누구나 수준별 외국어 이력서 작성법과 면접법, 해외 인맥 구축 방법까지 모든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용탁 ETS 코리아 대표, 다니엘 게닥트(Daniel Gedacht) 주(駐) 부산 미국 영사 등 명사들도 틈틈이 해외 취업 아카데미를 찾아 ‘글로벌 인재의 조건’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 지난 3년 동안 약 4600명이 해외 취업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이어 중소도시인 전북 군산시와 경남 통영시에도 해외 취업 아카데미를 잇따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지역 주력 산업인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 업황이 나빠지면서 취업난에 봉착한 이들 지역 청년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서다.
올 초 해외 취업 아카데미를 수강한 이남희(26) 씨는 “실제 업무 환경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해외 취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외국어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던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강사 제니 조(Jenny Cho) 씨 역시 “자신이 희망하는 국가, 직종 등 목표를 정한 학생이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정부 해외 취업 지원사업이 많이 알려져 많은 청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산업인력공단은 청년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해외 발품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뉴욕, 도쿄, 베이징 등 외국 16개 도시에 설치된 ‘케이(K)무브 센터’는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해외 거점 역할을 한다. 센터는 한국 청년들과 현지 기업을 연결하고 일자리 박람회도 개최한다. 케이무브 센터가 발굴한 현지 일자리는 산업인력공단이 보증하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케이무브 센터는 취업 성사 후 사후 관리도 잊지 않는다. 특히 해외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이 현지에 자리 잡을 때까지 최대 14개월 동안 해외취업 정착지원금으로 한 달에 100만~300만 원씩 지원한다. 아세안이나 중남미 등 신흥국에 취업한 청년에게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취업한 청년보다 지원금을 100만 원 더 준다. 신흥국 취업 시장 공략에 나선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청년들의 안정적인 현지 정착과 네트워크 구축을 돕기 위해 주기적으로 해외 취업자 간 친교 행사도 연다.
김동만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해외라는 넓은 무대에서 우리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구직자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