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웹' 탄생 30주년...WWW 창시자 버너스리 “웹과의 전쟁 필요”

입력 2019-03-12 14:31수정 2019-03-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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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역기능 3가지...해킹, 왜곡된 인센티브, 극단성 지적

▲월드와이드웹(www)설립자 팀 버너스 리가 웹 창시 30주년을 맞아 공개한 서한에서 ‘웹과의 전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WWW)이 발명된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30년 전 영국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는 정보관리시스템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웹의 형태로 구체화시켰다. 그의 머릿속에서 세상으로 나온 웹은 사회를 엄청난 속도로 변화시켰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세상이 됐다.

팀 버너스리는 11일(현지시간) 웹 창시 30주년을 맞아 공개한 서한에서 “인터넷이 더 이상 선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웹과의 전쟁이 우리 시대에 중요한 과제가 됐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버너스리는 오늘날 웹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로 그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행동을 지적했다. 특히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해킹이나 온라인 괴롭힘을 언급했다. 버너스리는 인터넷이 가진 개방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러한 부당한 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정부는 시장이 경쟁적이고 혁신적이며 개방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는 법과 규칙을 내놓아야 한다”며 시대 변화에 맞춘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그는 ‘비뚤어진 인센티브’ 제도를 또 다른 문제로 들었다. 구체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IT 공룡들의 광고 기반 수입 모델을 지적했다. 이러한 전략 탓에 클릭을 유도하는 미끼성 기사가 늘고 잘못된 정보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버너스리는 그동안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을 벌어온 거대 기술 기업들을 비판해 왔다. 그는 “기업들은 인권, 민주주의, 과학적 사실과 공공 안전을 대가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걸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너스리는 마지막으로 고의성은 없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극단화된 논쟁을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상에서 건강한 소통을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시민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와 사이버 불링(괴롭힘)은 발언의 자유를 추구해온 기술 기업들에게 ‘뜨거운 감자’가 됐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플랫폼에서 모욕적인 콘텐츠들을 없애기 위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각국의 규제당국도 이들 기업들이 개인의 데이터를 더 잘 보호하도록 압박에 나섰다.

작년 10월 버너스리의 월드와이드웹 재단은 ‘웹을 위한 계약서’라는 이름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시민과 기업 그리고 정부가 웹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인은 물론 거대 기술 기업들로부터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버너스리는 이번에 발표한 서한에서 올해 말에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내용 중에는 ‘모두의 웹’이라는 기본 원리를 되살리는 것이 들어있다. 세계은행(WB)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아직도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회원국 중 시골 지역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이 인터넷을 지원하는 광속 브로드밴드 접근이 막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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