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입고, 바르고...‘비건’ 시장 뛰어드는 패션ㆍ뷰티업계

입력 2019-03-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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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비건 화장품 어퓨, ‘맑은 솔싹 라인’
동물윤리와 환경보호를 생각하는 비건(Veganㆍ완전 채식)이 개인적 취향이 아닌 하나의 소비 경향으로 자리 잡았다. 소수의 채식주의자가 비건 인증 상품을 찾아다니던 시대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비건 인증 상품을 선택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이에 유통업계는 먹는 것뿐 아니라 바르고 입는 것까지 비건 인증을 내세우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8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비건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6.3% 성장해 2025년 20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모니터는 세계 3대 채식 시장 중 하나인 독일 비건 시장의 규모가 2016년 19억2000만 달러(한화 약 2조 1500억원)에서 2018년 19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로 커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비건 상품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비건 시장에 뛰어드는 유통업계가 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어퓨는 최근 100% 비건 화장품 ‘맑은 솔싹 라인’ 6품목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내용물부터 포장재까지 동물성 원료뿐 아니라 동물 실험 원료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해당 제품은 기획부터 출시까지 2년여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거쳤고, 프랑스의 비건 인증기관인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100% 비건 제품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며 비건 화장품으로 불리는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 판권을 사들였다. 아워글래스는 친환경 성분만 사용하는 ‘비건’을 모토로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 전문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비건 화장품 열풍이 해외를 넘어 국내로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아워글래스의 수입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에르가르뎅과 브레라를 전개하는 주영 역시 지난해 9월 비건 패션 브랜드 BBYB를 론칭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상륙한 이탈리안 슈즈브랜드 리카운터(RECOUNTER)는 모피가 아닌 에코 퍼를 사용한 신발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비건 열풍을 타고 비건 인증 천연화장품 브랜드 보나쥬르는 드럭스토어에 입점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0년 탄생한 브랜드 보나쥬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건 단체인 영국의 ‘비건 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에서 정식으로 비건 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생산한다. 보나쥬르 측은 “최근 비건 화장품 열풍이 불면서 18일부터는 롭스에 입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윤리나 환경보호를 생각하는 착한 소비 열풍이 불면서 비건 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존에는 시장이 협소해 소수의 소비자가 비건 인증 상품을 찾아다니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비건 인증 상품이 수면 위로 올라와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장으로 변했다. 앞으로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맞물려 비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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