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시 낮췄다.
반도체 단가 하락과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에서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하향 전망해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엔 어려움이 예상된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월 말 기준 연 2.5%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내려갔다. 크레디트스위스가 2.4%, 바클레이스와 UBS는 각각 2.5%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5%에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한국의 수출과 투자 감소 추세가 반영됐다. 반도체 단가 하락과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봤다.
노무라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68.5%) 등 자본재 수입(-21.3%)이 감소해 앞으로 기업 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IB들은 또 재정 정책이 경기부양 효과를 크게 내지 못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사정 악화와 반도체 경기 하강, 무역분쟁 영향 등에 따라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해외 IB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애초 연 2.8%에서 작년 9월 2.7%, 11월 2.6%로 하락했고 올해 들어 또 낮아진 것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연 2.6%다.
해외 IB들은 올해 물가상승률도 1.6%로 하향 전망했다. 노무라는 부동산 가격 조정으로 전·월세 비용이 내려가고 일자리 부진으로 수요 측면 물가 압력이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는 정부 복지 정책 확대와 유가 하락 전망을 근거로 들었다.
해외 IB들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도 연 3.3%로 전월보다 0.3%P 낮췄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 감소와 중국 성장 둔화, 브렉시트와 미국 정치 불안, 글로벌 금융 여건 위축, 유가 하락 등이 소비·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