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일 회담서 타결안 패키지 트럼프·시진핑에게 제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월 1일까지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는 대신 중국 경제모델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트럼프는 2000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미·중 무역회담이 실패로 끝나면 세계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게 된다.
이달 초 차관급 회담에 이어 오는 30~31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에서부터 국영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상무부 차관을 역임한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이번 주 최종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협상 대표들이 두 정상에게 타결안 패키지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어서 모두의 의견이 분열됐다. 그가 타결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평범한 결과다. 라이트하이저와 류허가 이번 주 합의에 이르렀을지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브리핑을 하고 두 정상이 이에 만족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 아마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라이트하이저와 류허 모두 기자들에게 말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친절한 설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에 막연하게나마 진전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애매한 공식 성명서가 남는다. 이달 초 차관급 회의가 끝나고 나서 USTR는 “미국 제품 수입 확대와 같은 쟁점에서 양측이 진전을 보였지만 검증과 효과적인 집행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회담이 집중적이고 깊이가 있었으며 상세했다”고만 언급했다.
관계자들이 또 다른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다면 양측 모두 3월 1일 이전에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신호다. 양측이 다시 만날 것에 동의한다면 관세 휴전 연장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획기적인 진전이다. 이런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예상을 뛰어넘는 야심에 찬 경제개혁을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비드 로빙거 TCW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미국은 중국 기업 지배구조의 전반적인 변화를 원하지만 이렇게 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회담 후 아무런 성명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진전이 없다는 좌절감을 트위터로 잇따라 내보낼 수 있다.
지난해 5월 양국은 중국이 농산물과 에너지 관련 제품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으나 트럼프가 수일 뒤 불만족을 표시하면서 무역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정부 내 라이트하이저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대중국 ‘매파’들이 중국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