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투자증권은 26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 여파로 세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최근 상대적으로 선방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향후 낙폭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셧다운은 1970년대 이후 총 19차례 발생했으며 평균적으로 6.6일간 지속했다"면서 "이 기간에 S&P500은 평균 0.4%대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셧다운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현재는 무역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 부담으로 12월 이후 주가 급락이 심화한 가운데 셧다운이라는 새로운 리스크가 추가된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 셧다운 당시의 환경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의 증시 달래기 행보를 시장에서는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일지 모른다'는 악재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심리가 상당히 훼손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4일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등 미국 3대 증시는 2% 넘게 급락했으며, 25일 닛케이225지수는 5%대 급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일보 진전에도 트럼프 트럼프와 정치권 등 정치 리스크 확대가 시장 급락의 배경이 됐다.
한 연구원은 "12월 이후 선진국 증시보다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은 지난 10월까지 한국 등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보다 하락 폭이 심했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 간 키 맞추기가 종료됐거나 혹은 종료가 임박한 상황이라면 이제 신흥국 증시도 변곡점에 도달해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투자자들은 연준의장 해임 논란 사태, 셧다운 사태가 진화될 것으로 보이는 1월 초까지는 관망 스탠스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