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진짜 변할까…구광모 회장 이번주 대규모 인사

입력 2018-11-25 16:22수정 2018-11-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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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사진> 회장 체제 구축에 돌입한 LG그룹이 과감하고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LG화학 부회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순혈주의 LG’에 새로운 피를 넣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또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에 인색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것과 달리, 최근 국내외 벤처 및 스타트업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 회장이 추구하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이다. 변화가 빠른 신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내부 역량보다 외부 시너지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계열사는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 시절부터 이어진 인화(人和)의 전통과 다소 상반된 행보다. 이미 구 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주)LG, LG CNS 지분 상속세를 5년간 나눠 내기로 하면서 승계 관련 잡음도 차단했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다음 주로 예정된 첫 연말 인사를 통해 그룹을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LG 계열사들은 이번 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40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의 첫인사인 만큼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구 회장의 그간 행보가 이를 뒷받침한다. 구 회장은 지난 9일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다국적기업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 LG그룹 모태인 LG화학이 최고경영자를 외부에서 수혈한 것은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계열사에서 외부 인사를 CEO급으로 영입한 경우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 두 명뿐이었다.

또 LG그룹은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김 부사장은 기아차와 삼성자동차를 거친 자동차 기술ㆍ연구 분야의 전문가다. 이는 LG그룹 내 자리 잡은 순혈주의를 깨고 조직의 체질과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룹 외부 인사로 성공한 사례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있다. 차 부회장은 2004년 취임 이후 14년 연속 LG생활건강의 눈부신 실적을 이끌어왔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는 차 부회장 역시 연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앞서 구 회장은 LG유플러스에 있던 권영수 부회장을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발탁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구 회장의 뜻에 따라 권영수 부회장이 구체화시키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권 부회장이 인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전문경영인 부회장단 6인 가운데 아직 교체되지 않은 3인(전자·디스플레이·생활건강)의 거취다. 6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평과 다르게 이미 세 자리를 교체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의 또 다른 변화 움직임은 적극적인 외부 투자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자율주행 관련 업체 라이드셀(RideCell)에 투자를 단행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가 그룹 차원에서 처음으로 만든 해외 벤처투자사다.

2등 이미지를 벗기위해 LG그룹 특유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2등 이미지가 강한 게 사실”이라며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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