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용시장의 ‘두 얼굴’…대졸 취업 내정률 사상 최고지만 ‘블랙 인턴십’도 성행

입력 2018-11-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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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률 77%로 3년 연속 올라…취업 체험 빌미로 무급 노동 강요하는 잘못된 관행도

▲일본 대졸 예정자 취업 내정률 추이. 10월 1일 시점. 올해 77%.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고용시장이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과 경기회복으로 대학생들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수월하게 취업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취업 체험을 빌미로 대학생들에게 각종 허드렛일과 초과근무를 강요하고 심지어 무급으로 인턴을 부리는 ‘블랙 인턴십’도 성행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내년 봄 졸업 예정인 대학생들의 취업 내정률은 10월 1일 기준 77.0%로, 199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동일 시점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8%포인트 올라 3년 연속 상승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기 훨씬 전에 4분의 3 이상이 취업이 결정된 셈이다.

남녀 모두 내정률이 77.0%였다. 남성은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여성은 1.0%포인트 각각 올랐다. 인문계는 2.1%포인트 높은 76.5%를, 이공계는 0.6%포인트 상승한 79.2%를 각각 기록했다.

10월 시점 내정률은 2015년 기업들의 면접 금지 해제 시기가 뒤로 밀린 영향으로 잠시 떨어진 것 이외에는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올해 봄 졸업한 대학생들은 4월 1일 시점 취업률이 98.0%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실상 대졸 실업자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부과학성은 “경기회복이 계속되면서 기업 채용 의욕이 높아지고 있어 구인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취업시장에 봄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일손 부족을 이유로 블랙 인턴십 관행이 나타나고 있는데 기업들이 취업 내정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약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도 블랙 인턴십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3학년 여학생이 취업 전형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지망하는 인재파견회사의 인턴십에 참여했다. 이 학생은 컴퓨터 데이터 입력 등 아르바이트가 하는 간단한 작업을 1개월간 계속했으며 2시간 정도 잔업을 하는 날도 많았지만 회사로부터 받은 돈은 출장비뿐이었다. 인턴 종료 후 이 회사에 입사하고 싶지 않다며 학생은 넌더리를 냈다.

취업정보업체 디스코가 내년 졸업 예정인 대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은 80%에 달해 5년 전의 52.5%에서 급증했다. 참가한 학생의 84.2%는 ‘매우 만족’ 또는 ‘다소 만족’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5.4%는 ‘매우 불만족’ ‘다소 불만족’이라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 “집에서까지 일해야 해 몇 시간 밖에 잠을 못 잤다” “청소만 했다” 등이 있었다.

지난해 9월에는 인턴 학생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미야기 현의 한 업체가 시정 권고를 받기도 했다.

문부과학성의 한 관리는 “일손 부족으로 고통받는 기업들이 학생들을 값싼 노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인턴십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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