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돋보기-기재위] 대선주자·경제 전문가 다수 포진한 핵심

입력 2018-10-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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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등 주요 경제부처 감독... 文대통령도 19대 때 기재위... 현재 유승민·심상정 의원 활동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 주요 경제부처를 소관기관으로 하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경제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를 관할하는 상임위라는 점만 봐도 사실상 경제정책을 총감독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 분야는 어려운 개념과 숫자가 많다. 당연히 기재위 의원들에게도 경제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전문성이 요구된다. 어지간한 의원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임위인 이유다. 기재위는 나라 경제를 거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들에게 ‘필수 코스’로 여겨지지만 의원 본인과 보좌진이 공부해야 할 내용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 거물급 정치인 다수 포진… 무게감 있는 상임위 = 굵직한 경제 현안을 다루는 만큼 소속 의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금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과거에는 기재위가 ‘상원’으로 통했다. 대권주자나 다선 중진급 의원이 집중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무게감이 예전보다 덜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기재위는 여전히 영향력이 큰 상임위로 꼽힌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기재위 소속이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19대 국회의원 시절 기재위 소속이었다. 지난해 대선 후보 가운데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기재위에 속해 있다. 도지사 경력의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재 기재위 소속이다. 이 외에도 차기 대선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여러 정치인들이 기재위를 거쳐갔다.

기재위의 특징적인 점은 직전까지 항상 보수정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왔다는 점이다.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정부 시절은 물론이고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출범한 노태우 정부와 김영삼 정권 시절인 13~15대 국회까지도 모두 재무위원장, 재정경제위원장은 보수정당 출신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인 16~19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20대 국회에도 전반기에는 기재위원장이 자유한국당 몫이었다.

그러나 이번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위원장을 차지했다. 후반기 기재위원장은 정성호·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1년씩 번갈아가면서 맡기로 했다. 올해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당 소속 의원이 기재위원장을 맡은 첫 해다. 민주당은 “그동안 보수정당이 독점했던 기재위원장을 처음으로 가져왔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 여야 ‘경제통’ 총집결… 소득주도성장 대립 최전선 = 기재위는 각 당에서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주된 무대다. 20대 후반기 기재위에는 특히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의원들이 눈길을 끈다. 민주당에서는 간사를 맡은 김정우 의원이 기재부 출신이다. 한국당의 경우 김광림(재정경제부 차관)·이종구(재경부 금융정책국장)·추경호(기재부 제1차관) 의원이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직전 박근혜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 의원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유승민·김성식 의원이 기재위 소속이다. 김성식 의원은 6년째 기재위에 배속된 ‘터줏대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 등을 거친 ‘경제전문가’다. 민주평화당은 유성엽 의원, 정의당은 심상정 의원이 기재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야 경제통이 모여 있는 기재위의 핵심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이다. 여야는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이미 여러 차례 기재위에서 맞붙었다. 후반기 국회 첫 전체회의부터 국정감사까지 기재위원이 모이는 날이면 어김없이 소득주도성장 공방이 벌어졌다.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추진해 고용이 후퇴하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한다.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을 중심으로 야당 의원들은 현 정부 들어 고용지표의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을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소득주도성장을 철벽방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저성장·경기 침체가 최근 1∼2년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모든 어려움을 정부의 경제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축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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