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기업경기전망 ‘찬바람’… 기업 73% “韓 경제, 중장기 하향세”

입력 2018-10-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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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대한상공회의소)

4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전망이 더 나빠졌다. 내수부진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수출·내수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업종별로는 화장품·의료정밀 등 한류산업과 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의 명암이 엇갈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3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5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이하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전반기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체감경기가 하반기 들어 빠르게 위축되는 모양새”라며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낙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제조업 체감경기 전망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4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7로 직전 분기(93)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내수부문은 72로 직전 분기(85)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K-뷰티(Beauty)·K-의료(Medical) 등 한류산업을 이끄는 ‘화장품(108)’, ‘의료정밀기기(102)’만이 기준치를 상회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반면, 체감경기가 나쁜 업종은 ‘자동차·부품(66)’,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목재·종이(70)’, ‘IT·가전(73)’, ‘정유·석화(74)’, ‘섬유·의류(74)’ 순으로 기존 주력산업들이 최하위권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남(100)과 강원(100)만이 기준치 수준이다. 다른 모든 지역들은 기준치에 미달했다. 경남(60), 경북(67), 경기(68), 충북(68), 대구(71), 광주(77), 울산(77), 전북(80), 서울(81), 충남(81), 인천(84), 부산(85), 대전(93), 제주(95) 순으로 체감경기가 안 좋았다.

국내기업 3곳 중 2곳은 올해 실적 목표치를 채울 수 없다고 응답했다. ‘연초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62%가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목표치 근접 혹은 달성 가능’하다는 응답은 36.1%, ‘초과 달성할 것 같다’는 응답은 1.9%였다.

‘목표치 미달’을 예상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내수시장 둔화’(79.3%)와 ‘고용환경 변화’(36.6%)를 많이 꼽았으며,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13.2%), ‘환율 변동성(12.6%)’, ‘기업 관련 정부규제(12.5%)’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기업의 72.5%는 최근 우리 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시적 경기부진’(20.9%)이라고 응답한 기업과 ‘회복세 지속 혹은 전환기’(6.6%)라고 응답한 기업보다 많았다.

중장기 하향세라고 응답한 이유로는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44.1%), ‘기업규모에 따른 수익성 양극화’(24.8%) 등을 꼽았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기업의 경기체감이 단기적 위축보다 구조적으로 중장기적 생산성 하락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단기적인 처방보다 이럴 때야말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기업의 자유로운 사업도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등의 구조적 변화를 하루빨리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도 “1~9월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7% 감소하는 등 경제·산업 전반의 성장 역량이 약화되어 있다”며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규제혁파를 통한 신산업 육성 등 중장기적 추세를 반전시킬 만한 근본적 처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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