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몰린 머스크…내부 고발에 테슬라서 축출 우려까지

입력 2018-08-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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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EC, 비상장화와 모델3 생산 지연 조사 등으로 소환장 발부…비상장화로 사모펀드 등 입김 세질 수도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테슬라 비상장화 발표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상장화 이후에도 상황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내부고발도 해결해야 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에 비상장화 관련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7일 트위터에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을 언급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약 10% 상승했다. SEC는 기업들이 소셜미디어에 중요한 정보를 발표할 수 있으나 투자자를 오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조사를 통해 머스크의 트윗이 주가를 부풀렸다는 결론이 나오면 시장 조작 사건으로 처리된다.

비상장화 트윗 이후 머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테슬라 비상장화 자금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하면서 갑작스러웠던 제안을 정당화하려 노력 중이다. 테슬라 이사회도 이와 관련한 조치를 했다. 3명의 독립 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비상장화 제안을 평가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가 모델3 생산 지연과 관련해 테슬라가 투자자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WSJ는 머스크가 7월부터 모델3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 발표했음에도 9월까지 생산시설이 완공되지 않았으며 모델3의 주요 부분이 수작업으로 제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하반기에 모델3 20만 대를 생산할 것이라는 머스크의 발언과 달리 지난해 모델3 실제 생산량은 2700대에 그쳤다. 미 증권법에 따르면 테슬라와 임원들은 생산 지연과 연기에 대해 투자자가 잘못 판단하도록 했을 때 제재를 받을 수 있다.

SEC의 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테슬라가 비상장화에 성공해도 장애물이 남아 있다. CNN머니는 비상장화 이후 새로운 주주들의 힘이 더욱 강해져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주당 420달러(약 47만 원)에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현 소유권을 유지하기 위해 상장된 테슬라 주식의 약 3분의 2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약 22%의 테슬라 지분을 갖고 있다. 33% 이상을 더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테슬라의 자산은 대부분 스페이스X에 묶여 있어 지분 확보에 쓸 자금이 부족하다.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5%를 보유한 사우디 펀드에 의존하거나 다른 투자자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머스크가 사모펀드들의 투자를 받는다면 테슬라의 결정에 외부인이 개입하게 된다. 토드 부드로 사모펀드그룹 폴리앤라드너 회장은 “투자자 중 일부는 통제권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경멸하는 단기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보다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등 과정을 거쳐야 하나 비상장기업에서는 개인 투자자그룹이 더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전 테슬라 직원들의 내부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테슬라 보안 직원 출신인 칼 한센은 테슬라가 원자재를 도난당한 사실을 숨겼으며 직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도청하고 해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기가팩토리에서 3700만 달러 상당의 구리와 기타 원자재가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전 기술직원 마틴 트립이 테슬라가 결함이 있는 배터리를 모델3 차량에 탑재했으며 폐기물과 고철을 주차장과 트럭에 버려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며 전 세계를 속이고 돈을 모은다”고 비판했다.

내부고발자들은 테슬라를 SEC에 고소했다. CNBC는 조사 자체가 테슬라의 잘못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의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약 1% 하락해 335.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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