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힘들고 빈집은 늘고...전 세계 집값은 '추락 중'

입력 2018-08-02 16:53수정 2018-08-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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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버블 연착륙 유도...경기 침체와 대출 제한으로 주택매매량 줄고 가격 떨어져

끝을 모르고 치솟던 전 세계 인기 도시의 집값이 추락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글로벌 부동산 붐이 종말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높은 인기와 그에 비례하는 부동산 가격을 자랑하던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호주 시드니, 미국 뉴욕 맨해튼 등, 주요 도시의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서 ‘부동산 시장 대붕괴’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신은 각국 정부가 부동산 거품으로부터 경기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투기를 막고 세제를 개편하고 대출 기준을 강화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가져올 여파에 대한 불안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주택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높은 집값으로 악명 높던 런던은 비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매입을 중단하면서 매매량이 현저히 떨어졌다. 런던 시내 중심가의 부동산 가격은 2014년 정점을 찍은 이래 지금까지 18%나 하락했다. 일부 주택은 가격이 3분의 1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가격 하락에도 런던은 만성적인 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이 아니라 수백만 파운드짜리 초고가 펜트하우스를 짓고 있어서다. 경기 불안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으나, 초고가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값비싼 빈집’이 늘어나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진다.

베이징 집값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구매 제한 조치와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으로 발이 묶였다. 당국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식히겠다며 가격 하방 압력을 주는 동시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저렴한 주택과 정부 보조 주택 등을 늘려 실수요를 제외한 투기를 억제하고 있다. 투기 수요가 줄면서 베이징의 신규 주택 공급자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새집을 기존 주택 가격보다도 싼값에 내놓는 상황이다.

▲시드니 부동산 가격 상승률 추이. 단위 %. 출처 블룸버그통신.

소득 대비 집값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호주 시드니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저가 부동산 매물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호주 금융당국은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은행들의 무분별한 대출을 막았다. 이는 시장 과열을 주도해 온 투자자들을 한발 뒤로 물러나게 했다.

미국 뉴욕에서 가장 비싼 땅 맨해튼에서도 부동산 매매가 3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빈집이 늘고 있다. 올 2분기까지 약 7000채의 빈집이 매물로 나왔지만, 고작 2600채만 팔리면서 매매율은 17%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문제는 올해 안에 4600채의 신축 고가 아파트가 시장에 더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는 것. 통신은 매물 적체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 3개월간 평균 매매가는 7.5% 떨어진 상태다.

주택 가격 하락이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3월 스위스중앙은행(SCB)은 세계 주택가격 하향 조정 위험을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년 전 세계 주택시장의 ‘대붕괴(GHC) 가능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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