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험사 암호화폐 인정이 관건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단체 손해보험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재보험사의 암호화폐 재산성 인정 등 현실적인 문제로 최종 상품 설계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한국블록체인협회와 암호화폐 거래소 보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이후 양해각서(MOU)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블록체인협회가) 사이버 위험, 개인정보 유출, 암호화폐 해킹 손실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은 것 같다”며 “(MOU 협약식 관련) 내부 실무를 논의 중이고, 협약서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빗썸이나 업비트 등 대형 거래소는 개별 손해보험에 가입한 상황이지만, 중소 거래소는 보험가입이 전혀 없다. 이에 블록체인협회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소규모 거래소까지 보험가입을 추진해 안정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단체보험 가입을 추진 중인 한화손보 측과는 달리, 협회는 거래소별 ‘일 대 일’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암호화폐에 대한 재보험사의 부정적 인식도 문제다. 현재 ‘보험사의 보험사’인 재보험사는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해킹 문제가 발생할 경우 최소 몇 백억 단위의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를 원수사 혼자 감당하긴 힘들다. 따라서 업계는 재보험사와 협약이 필수다. 하지만, 재보험사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꺼리면 최종 손해보험 상품 출시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보험사 쪽에서는 암호화폐 거래 관련 보안 시스템의 확실성 없다”며 “재보험사에서 싫어하면 원수사에서는 재보험사를 구하기 힘들어서 (상품 출시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손보와 블록체인협회는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암호화폐 해킹 직접 보장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블록체인협회와 한화손보 측 MOU 체결 이후 대형 거래소의 보험계약 여부에 따라 중소 거래소의 보험체결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빗썸은 앞서 현대해상과 흥국화재와 맺었던 최대 60억 원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배상 책임 관련 자체 손해보험 계약이 다음 달 만료된다. 업비트 역시 지난해 11월 삼성화재와 맺은 50억 원 규모의 손해보험 계약이 올 연말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