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지배하는 삼성...현지 업체 추격 박차

입력 2018-07-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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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업들, 저가 스마트폰 내놓으며 시장 공략…중국 기업도 공세

▲베트남 보안소프트웨어 업체 Bkav가 지난해 8월 출시한 스마트폰 ‘B폰’. 사진제공=Bkav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 제국’으로부터 탈출을 꾀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업체들이 스마트폰 생산에 뛰어들며 생산과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한 삼성전자에 현지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을 내놓으며 덤비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46.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오포가 19.4%로 2위, 애플이 9.2%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비보와 노키아, 소니 등 기타 업체가 나머지 24.9%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베트남 북부 박닌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여러 부품을 들여와 베트남 공장을 ‘스마트폰 생산 허브’로 만들었다. 덕분에 베트남 현지 엔지니어들은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축적하고 개발 능력을 키웠다.

베트남 기업들은 이렇게 익힌 기술을 토대로 직접 스마트폰 개발·제조에 뛰어들었다. 베트남 부동산 개발업체 빈그룹은 최근 1억3100만 달러(약 1467억)를 들여 스마트폰 제조 자회사 빈스마트를 만들었다. 빈스마트는 하이퐁 산업단지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TV를 주로 생산해왔던 가전제조업체 아산조는 올해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00억 동(약 97억 원)을 투자한다. 아산조는 지난해 두 가지 모델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고 1만2000대를 생산했다. 올해부터는 매 분기 신제품을 내놓고 60만 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산조의 스마트폰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1%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현지 기업들은 저가형 스마트폰을 통해 자국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팜반탐 아산조 회장은 “기능이 단순한 100만 동짜리 저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품은 250만~2500만 동에 판매되고 있으며 애플 아이폰은 900만~3000만 동이다. 베트남 보안소프트웨어 업체 Bkav는 2015년 현지업체 최초의 스마트폰을 선보였으며 고급형 모델을 아이폰보다 40%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하게 성장했다. 연평균 약 10% 성장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500만 대가 판매됐다. 높은 가격 탓에 아직은 틈새 시장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에 중국 기업도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2년 베트남 시장에 진입한 오포는 고급 셀카 기능 등으로 무장해 5년 만에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애플을 뛰어넘었다. 샤오미는 베트남 가전제품 소매업체인 디지월드와 판매 제휴를 맺고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는 현지 기업의 약진과 함께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토종 기업의 부상에 중국 시장점유율을 크게 잃은 경험이 있으며 인도 시장 1위도 중국 샤오미에 내줬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베트남 기업이 만드는 스마트폰의 미래는 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매력적인 기능을 생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기타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는지도 성공을 가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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