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 유가가 점차 안정화되는 가운데 달러화 강세도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3일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전세계 주가지수가 하락(-2.2%) 가운데 선진국(-1.3%) 대비 신흥국(-9.1%)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미국과 유로존·일본의 주가 지수는 상대적으로 견조했지만 터키(-17%), 아르헨티나(-14%) 등 경기펀더멘털이 부진한 신흥국은 물론 필리핀(-16%), 중국(-15%), 인도네시아(-9%) 등 아시아 신흥국 국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 금융시장을 흔든 리스크 요인으로 가장 먼저 유가 급등을 지목했다. 과거 글로벌 유가와 신흥국 주가는 같은 궤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2000년 이후 글로벌 유가와 신흥국 주가지수는 0.8의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이후 이 상관계수는 -0.6으로 반전됐다. 김 연구원은 "올들어 유가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신흥국 주가지수는 하락했다"면서 "이는 과거와는 달리 유가 상승이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주가가 하락한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대체로 원유 순수입국이라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김 연구원은 "지난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담에서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고 미국도 유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어 원유 증산에 동의했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향후 글로벌 유가는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며 이 경우 원유 순수입국인 아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 역시 신흥국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흐름이 국제유가와 함께 3분기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면서 "하지만 유가의 기저효과가 약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달러화 역시 3분기를 기점으로 약세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3분기 중 유가가 점차 안정화되는 가운데 달러화도 약세로 전환되면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를 감안할 떄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