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는 ‘오너 리더십’… 정면 돌파 나선 이재용

입력 2018-06-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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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 전쟁에다 환율 변동, 유가 상승 등 다양한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재계 1위 삼성전자 역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 역시 중국발 공세 속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스마트폰은 역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너 리더십’을 바탕으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인공지능(AI)과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세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오며 성과를 냈다. 사업 외적인 면에서도 정부 정책 기조에 꾸준히 발맞추며 경영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승부수를 위해 이 부회장이 22일부터 열리는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과감한 M&A(하만, 비브랩)와 정공법(갤노트7 단종, 순환출자 해소), 실용주의(수평적 조직문화 정착, 무노조 경영 철폐 등) 등 오너 리더십 통해 삼성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초 석방 이후 해외 출장만 3차례 떠난 것은 상징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하고, 직접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최근엔 정부의 근로시간단축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보조를 맞춘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토요나나 스타벅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위기 상황에서는 전문경영인보다 오너 경영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위기에는 조직을 장악해 분열을 막아야 하는데, 이는 전문경영인보다 오너체제가 더 유리하다. 특히 위기 극복 처방이 실패하거나 개선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면 전문경영인은 리더십에 타격을 받는다. 반면 오너는 이런 실패에서 일면 자유로운 면이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비운 사이 리더십 부재로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국내 경영 행보도 본격화할 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열린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 삼성그룹 창립 80주년과 호암상 등 굵직한 내부 행사에 모두 불참했다. 하지만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삼성전자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22일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을 시작으로, 25일 IM 부문, 26일 CE 부문의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올해 글로벌 전략회의의 화두는 삼성전자의 핵심 미래성장동력인 AI와 전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줄곧 AI와 전장 부문을 강조한 만큼, 글로벌 전략회의에 직접 참석해 경영 수뇌부들과 머리를 맞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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